노조, 11일 4시간 부분파업
진정성 있는 사측안 제시 요구
이달 말 집행부 선거 예정
임금협상 해 넘길 가능성도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난항으로 23년 만에 파업을 벌였다.

미포조선 노조는 지난 11일 오후 1시부터 4시간 부분파업을 실시했다. 노조는 파업 시작 후 울산 본사에서 집회하고 사내 야드를 행진했다. 이번 파업으로 지난해까지 22년 연속 무분규를 달성한 이 회사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기록이 깨졌다.

노사는 5월31일 상견례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총 23차례 만났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교섭에서 기본급 12만3867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최소 250% 지급, 연차별 임금 격차 조정, 총고용 보장, 성과 연봉제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대비 39% 상승한 58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도 내년 경기 하락을 우려해 임금 부분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해 노조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제시안 마련이 당장 힘들다는 입장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8월말까지 13억7700만달러를 수주했다. 연간 수주 목표액(35억3000만달러)의 39%에 그치는 성적이다.

사측은 노조 파업에 앞서 사내소식지에 “회사 제시안은 경영환경과 지불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지 파업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이런 가운데 미포조선 임금협상이 올해 처음으로 해를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조 집행부 선거가 이달 말로 예정돼 있어 교섭이 차기 집행부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오는 15일부터 노조는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며 본격적인 선거에 돌입한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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