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철도교통의 대폭적인 변화를 앞두고 울산지역의 여론이 적극 반영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동해남부선과 광역철도의 개통은 부산~울산~경주~포항을 잇는 우리나라 동해남부권 네트워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므로 지역여론 수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의 현실을 도외시한채 조성했다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KTX울산역의 사례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송정역(울산 북구)의 역할론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2021년 부산~울산~경주~포항을 연결하는 동해남부선(복선)의 개통은 우리나라 동해남부 권역의 교통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부산진구와 포항 사이를 잇는 총길이 147.8㎞의 동해남부선은 1918년 경주~포항, 1935년 부산~경주 사이가 개통된 유서 깊은 철도다. 복선전철화를 통해 효율성과 속도가 대폭 높아진 동해남부선은 송정역과 태화강역 등에 정차한다. 뿐만 아니라 청량리~해운대역을 3시간만에 오가는 EMU(준고속열차)도 투입된다. 이상헌(울산 북구) 국회의원에 따르면 EMU의 송정역 정차도 결정됐다. 송정역의 큰 변화가 예고돼 있는 셈이다.

문제는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구간 광역전철의 울산 종착역이다. 송정지구 등 열차수요 급증이 예상돼 광역전철 종착역을 송정역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것이 울산시민들의 바람이다. 어려움을 모르지 않는다. 광역전철은 태화강역을 종점으로 예정하고 태화강역사를 짓고 있는 상황이다. 송정역까지 연장할 경우 송정역이 태화강역 다음에 위치해 있어 종착역이 되므로 직원 숙소와 역사 규모 등도 변경해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하므로 예산과 공사변경 등의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철도관리시설공단이 2016년 수요조사를 실시해서 송정역의 규모와 역할을 결정한 것이지만 불과 2년여 지난 2019년 6월 울산시가 실시한 수요조사와는 큰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하루이용객이 3912명에서 5428명으로 1500명이나 늘었다. 반경 10㎞를 수요지역으로 잡은 것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송정역 이용자는 KTX역과 거리가 먼 울산 중구와 동구는 물론이고 경주 일부 지역까지 포함하게 될 게 뻔하다.

동해남부지역은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인 부산을 비롯해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관광도시인 경주, 산업수도인 울산과 포항을 광역도시로 묶을 수 있는 네트워크이다. 하지만 당장의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광역철도를 송정역까지 연결하지 않는 것은 가까운 미래에 더 큰 비용부담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송정지역은 하루가 다르게 인구가 늘어나고 있으며 지리적으로도 동해남부권 네크워크의 중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송정역의 역할론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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