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3일간 부분파업 돌입

“성실 교섭 조속 타결” 촉구

사측, 3분기 실적 보고 결정

노조, 내달 말 집행부 선거

조합비 인상안 내부 반발도

4년 연속 연내 미타결 우려

▲ 현대중공업 노조는 23일 울산 본사 야드에서 부분파업을 갖고, 사측의 성실교섭을 촉구했다.
현대중공업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이 각종 현안과 잇따르는 악재로 돌파구를 찾는 것조차 힘겨워 보여 4년 연속 연내 미타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의 불성실교섭을 이유로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전 조합원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고, 본사 내 노조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교섭 시작 후 6개월 가까이 지나도록 회사가 임금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사측은 교섭에 성실히 임하고 교섭을 조속히 타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14일부터 22일까지를 집중 교섭 기간으로 잡았으나 회사 제시안이 없자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24일에도 4시간, 25일에는 7시간 부분파업을 이어간다. 회사는 이번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사간 임금 협상은 지난 5월 상견례 이후 5개월 넘게 진행되고 있지만 별다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 법인분할 주주총회를 놓고 벌인 노사 간 갈등이 마무리되지 않은 점이 교섭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조 파업과 주총장 점거, 이에 대응한 사측의 징계와 민·형사 소송 등으로 노사는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져 있다. 또 노조 요구안에 대한 노사간 입장차도 크다. 특히 노조는 올해 교섭 요구안에 하청 노동자 임금 개선안을 포함시켰으나 사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조와 회사 모두 내우외환에 시달리며 연내 타결이 더 불투명해지고 있다.

노조는 11월말까지 차기 집행부 선거와 12월 금속노조 임원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조합비 인상을 둘러싼 내부 현장조직들의 반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업황 불황에 따른 실적부진도 임협 교섭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9월까지 누계 수주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33%나 감소했다. 사측은 “세계 발주 감소로 경영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높아 이달 말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지급 여력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3분기 실적 발표 후 제시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단체교섭 연내 타결에 실패했던 터라 올해도 또 타결에 실패할 경우 업계 대외신인도의 악영향은 물론 지역사회의 부정적 시선 등 노사 모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어서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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