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환경파괴·송철호-환경보호 부각”

단순대화 아닌 선거지시 주장

‘김기현은 환경 파괴, 송철호는 환경보호 프레임을 부각시켜라’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과 관련, 박기성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확인한 송병기 전 울산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 내용 중 일부라며 공개한 내용이다. 박 전 비서실장은 지난 23일 울산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그는 6·13 지방선거 당시 울산시청 공무원들이 송 전 부시장에게 송철호 공약 수립 과정에 개입한 혐의에 대해 진술했다.

박 전 비서실장은 27일 “조사 과정에서 송 전 부시장의 일명 ‘업무수첩’ 내용을 일부 확인했다”며 “공무원들이 송 전 부시장에게 다양한 내용의 내부 자료를 유출하며 선거에 협조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비서실장은 “한 공무원은 2017년 8월부터 2018년 4월까지 12차례에 걸쳐 주간업무계획과 지방행정 여론 동향, 지방발전기획단 연락처 등의 내용을 전달했다”며 “다른 공무원은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행정사무감사 울산시 요구 자료, 주요업무보고 등을 보냈는데 특정 국의 2018년 주요 업무계획 중 5건이 송철호 시장 공약에 채택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부산시에 재직하던 한 공무원은 7회에 걸쳐 15가지 자료를 제공하면서 메일 제목을 ‘국장님 후보님 화이팅’이라고 보냈다”며 “이는 해당 자료가 선거 캠프에 제공된다는 것을 알고 보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송 전 부시장이 ‘스님과의 일상 내용 등이 적힌 일기 형식의 메모장’이라며 수첩의 신뢰성에 대해 발언한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전 비서실장은 “해당 스님과의 대화 내용은 지역 산업단지에 입주하려는 레미콘 업체와 관련된 내용으로, ‘김 전 시장이 특혜를 봐준 업체라고 엮어서 기자회견해라’는 내용이 언급됐다”며 “‘김기현은 환경 파괴, 송철호는 환경보호 프레임을 부각시켜라’는 내용이 들어 있는 등 단순한 대화가 아닌 선거와 관련된 일종의 지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이춘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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