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다중이용시설 기피 분위기 확산 가운데 마스크 안낀 시민도 다수 안전불감증 ‘여전’ 지적

▲ 자료이미지

 불과 이틀 동안 대구·경북에서 70여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한 가운데 해당 지역과 인접한 울산지역에서도 초비상 분위기가 감지된다. 시민들은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터미널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기피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반면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스크를 끼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시민들도 많아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찾은 남구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은 한산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매표소를 찾는 승객의 발길은 뜸했고 5~6명만의 승객만이 탑승 시간을 기다리며 설치된 텔레비전에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었다.

 울산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이날부터 도심에 있는 고속·시외버스 정류소 3곳(공업탑, 태화로터리, 신복)에 무정차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고속·시외버스를 타고 울산으로 오는 승객들은 중간 정차 없이 남구 삼산동 터미널에서 내려야했다. 사실상 출구가 한 곳으로 통합된 셈이다. 이날 동대구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한 버스가 오전 11시30분께 울산에 도착했지만 내리는 승객은 거의 없었다. 울산 밖으로 나가는 버스에 탑승한 승객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취업 준비 때문에 서울을 간다는 김모(28)씨는 “이런 시점에 대중교통을 타는 것 자체가 불안하지만 안 갈 수도 없어서 도착할 때까지 마스크를 벗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북구의 한 키즈카페는 지난 19일부터 코로나 확산과 어린이 안전·예방을 위해 일반손님 입장을 제한하고 단체손님만 받겠다는 공지를 내걸었다. 방문도 사전예약에 한해 받기로 했다.

 키즈카페 관계자는 “인접 지역 코로나 확진 환자 급증 때문에 학부모들의 걱정이 많아 당분간 단체대관만 받으려 한다. 대관비는 별도로 없고 충분히 소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개관한 중구 혁신도시의 한 키즈카페도 상황은 마찬가지. 평일 오후임을 감안하더라도 개장 효과를 누려야 할 시기에 맞은 코로나 사태 직격탄을 피할 순 없었다. 인접 지역인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급증하자 많은 시민들이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울산의 유일한 대중교통이자 시민의 발인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도 최대한 손잡이를 잡지 않는 등 접촉을 꺼려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특히 휴대용 소독제를 들고다니며 소독에 꼼꼼히 신경쓰는 시민도 있다.

 이처럼 지역사회 전파가 현실화되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데도 여전히 마스크를 끼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거나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하는 시민들도 여전히 목격됐다. 일부 시민들은 대구 확진 사태를 보면서 마스크를 끼지 않고 외부를 돌아다니는 것에 대한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모(여·25)씨는 “오전에는 손님이 고작 2명 왔다. 오후에는 조금 늘었다. 주문을 받을 때 마스크를 끼지 않은 사람이 오면 직접 말은 못하지만 매우 찝찝하고 불안하다”면서 “이제는 집 말고는 안전한 곳이 절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