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상의, 2분기 BSI 조사

전분기보다 6p 하락한 66 기록

제조기업 69% 직접 경영피해

신속 자금지원·규제개혁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울산지역 제조업체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세계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수준으로 폭락했다.

지역 제조업체 10곳 중 6곳 정도가 이번 코로나 사태로 경영활동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고, 경제활력을 회복을 위해 금융세제지원, 기업조사 유예 등의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상공회의소는 지역 제조업체 150곳을 대상으로 2020년 2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전분기보다 6p 하락한 66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2009년 2분기(BSI 50)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한중 사드갈등, 미·중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영향을 받던 시기에도 BSI 지수가 70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코로나 사태가 체감경기 위축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고 울산상의 분석했다.

경기전망지수가 100 이하면 분기 경기를 전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상이면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업종별로는 자동차(76)의 경우,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공급망 붕괴로 생산중단 등 직격탄을 맞아 2분기에도 매출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근 등을 통해 생산차질을 만회한다는 방침이지만 세계 자동차 시장의 양대축인 미국과 중국의 수요급감으로 글로벌 차 생산량이 최대 16% 감소할 것으로 예측돼 어려움이 예상된다.

전 분기대비 36p 하락한 정유·석유화학(59)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유가급락에 따른 정제마진 약세에 더해 글로벌 석유제품의 수요부진으로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 또한 코로나로 각국의 국경봉쇄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비행기 항공유와 휘발유, 경유 소비량이 줄고 생산공장들의 가동중단으로 인한 산업용 연료유마저 소비되지 않고 있다고 울산상의는 진단했다. 이는 다양한 화학원료를 생산하는 석유화학산업의 전체 업황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다만, 범용중심의 기존 생산방식을 중단하고 고부가 제품위주의 사업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

조선(71)의 경우, LNG 선박 발주증가와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뤄진 발주가 늘면서 회복세를 예상했지만, 코로나 사태에 따른 물동량 둔화로 전 세계 선박 발주감소, LNG 프로젝트 연기 또는 취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일감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국제 유가 급락으로 해양플랜트 시장도 위축이 불가피함에 따라 수주목표 달성도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울산상의는 예측했다.

코로나로 기업들이 체감하는 피해는 수치로도 입증됐다.

울산 제조기업의 69.2%가 코로나 사태로 경영활동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평균 2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영현장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내수위축에 따른 매출감소가 32.7%로 가장 많았고, 방역물품부족(20.8%), 자금경색(15.7%), 수출감소(13.2%), 중국산부품자재조달 어려움(8.8%), 물류 및 통관문제(5%) 등을 꼽았다.

기업들은 코로나 피해 최소화와 경제활력 회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과제로 금융세제지원(36%), 기업조사유예(23.6%), 조업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15.8%), 서비스 신산업 관련 규제개혁(10.9%) 순으로 융통성을 발휘한 파격적인 세제혜택과 법인세인하, 대출금리 인하 등 체감할 수 있는 금융 세제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당분간 글로벌 경기침체와 함께 주력산업의 부진이 예상되는 등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여 신속한 자금지원, 과감하고 혁신적인 규제개혁과 제도개선 노력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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