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내 유해·오염물질 남아있어

예인과정 해양오염 등 철저 관리

환경련 “예인전 조사 미흡 유감”

▲ 28일 울산 동구 염포부두에서 지난해 9월28일 폭발 화재가 발생한 석유제품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호가 사고 1년 만에 염포부두를 떠나 선박 수리를 받기 위해 경남 통영으로 예인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한 석유제품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호가 울산 염포부두를 떠나 수리를 위해 경남 통영(본보 지난 16일 7면 등)으로 향했다. 지난해 9월28일 사고가 발생한 지 정확히 1년만이다.

28일 오후 2시5분께 염포부두에 정박해 있던 사고 선박 스톨트 그로이란드호는 3척의 예인선에 이끌려 염포부두를 떠났다. 주 예인선 1척과 보조 예인선 2척이 경남 통영 광도면 안정국가산단 내 HSG성동조선으로 수리를 위해 옮기고 있다.

울산해경은 이날 배가 관할 구역을 이탈할 때까지 경비함정을 예인선단 주변에 배치, 항로 위에 있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등 안전 운항을 지원했다. 사고 선박 내 유해화학물질인 스티렌 모노머(SM)와 오염된 평형수 등이 제거되지 않고 남아있는 상태여서 예인 과정에서 해양·대기오염 여부를 철저히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울산해수청은 선체 검사 결과 이상이 없어 예인 과정에서 스티렌 모노머와 평형수가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특수화학구조대와 동부소방서 등 소방 인력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예인 작업 현장에 대기했다.

예인선단은 울주군 신리항과 부산 대변항, 생도, 대죽도 인근 해역을 거쳐 통영에 도착할 예정이다. 도착 예상 시각은 29일 오전 6시께로 알려졌다.

앞서 통영·거제·고성 어민과 환경단체는 유해화학물질이 실려 있는 선박을 통영에서 수리한다는 소식에 입항·폐기물 처리 과정에 유해물질이 청정 해역을 오염시킬 수 있다며 선상 시위와 기자회견을 하는 등 반대해왔다

이에 마산지방해양수산청 통영사무소는 어민과 환경단체 우려를 고려해 선박 평형수를 일절 배출하지 않고 육상으로 옮길 것과 시민단체가 작업 과정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 등 11개 조건을 달아 입항을 허용했다.

한편 울산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논평을 내고 “환경단체는 예인 이전에 선체 안전 진단과 해양 오염 여부를 조사해 안전이 확인되면 예인을 결정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면서 “그러나 관계 기관은 아무런 조사도 없이 선주사 및 선급 주장에 따라 문제가 없다며 울산항 출항과 통영항 기항을 승인한 것은 매우 유감이다”고 밝혔다. 정세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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