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벽 쌓아 계단식 부지 조성

농산물판매장·캠핑장 등 설치

이주민, 경관 훼손·붕괴 우려

공사차량으로 사고위험 반발

업체, 안전사고예방 추가조치

주민 동의 확보 후 진행 반박

▲ 울산 울주군 상북면 소호리 와리마을 야산에 농원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안전 문제 등과 관련해 시공사와 마을 주민들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울산 내 최청정지역으로 손꼽히는 소호 일원 야산을 농원으로 개발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주민들을 중심으로 환경 훼손 및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시공사는 주민 동의를 얻은 뒤 안전성을 확보해 공사 중이라고 맞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28일 찾은 울주군 상북면 소호 와리마을 일원. 주택 뒤로 10m가 넘는 높이의 옹벽이 들어섰고, 야산에서는 중장비를 이용한 평탄 작업이 한창이다.

A사는 관광농원 조성을 위해 소호리 산 152­2 일원 야산 8557㎡를 개발하고 있다. 옹벽을 쌓은 뒤 계단식으로 부지를 조성해 농산물 판매장과 캠핑장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주민과 A사의 갈등은 올 상반기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표면화됐다. 원주민들은 대체로 사업에 찬성하는 반면 소호의 환경을 선택해 이주한 주민들은 사업에 반발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주민들은 산지를 개발해 10여m에 달하는 옹벽을 쌓아 마을 경관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일부 주민은 옹벽이 위압감을 준다며 ‘소호산성’이나 ‘교도소’로 부르고 있다.

이들은 민가 바로 앞에 옹벽을 쌓아 붕괴 사고 등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옹벽에서 불과 3m 남짓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은 지난 태풍 당시 붕괴를 우려해 마을회관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이주민들은 최근 공사 도중 마을 진입로에 낙석 사고가 발생했다며 안전 관리 소홀도 지적했다. 한 주민은 “작업 중 바위가 아래로 굴러떨어져 도로를 덮쳤다”며 “해당 도로는 학생들의 통학로이자 마을 주민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하는 통로여서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통학 시간과 맞물려 좁은 도로에 공사 차량이 진입, 산촌유학센터에 거주하는 초·중학생 등의 교통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폐교 위기에 처했던 소호분교를 되살린 것이 산촌유학센터인데 안전 문제가 대두되면 학생 유치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했다.

이에 대해 A사 측은 일부 이주민들이 악의적으로 사업을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인허가 전 마을회의에서 2차례나 사업 취지를 설명했고, 착공 전에도 추가 설명을 하는 등 마을 주민들의 충분한 동의를 얻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소수 이주민이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A사 관계자는 “작업 중 바위가 굴러떨어진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해 작업장 내 낙석방지용 도랑을 파 추가 사고 우려는 없다”며 “통학시간에 오가는 차량은 타 공사업체의 차량이어서 농원 조성 공사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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