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 전의 약속 아리랑’
국악인 김준호·손심심 부부
우리의 소리·문화 관련 강의
현대중공업 설립 일화도 소개

▲ 지난 12일 CK아트홀에서 열린 경상일보비즈니스컬처스쿨(BCS)에서 김준호, 손심심 부부국악인이 ‘700년 전의 약속 아리랑’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국악인 부부 김준호·손심심씨가 12일 남구 달동 CK아트홀에서 열린 경상일보 비즈니스컬처스쿨(BCS)에 초청됐다. 이들은 ‘700년 전의 약속 아리랑’을 주제로 우리의 소리와 문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준호씨는 우리 민족의 성명 및 방향문화, 숫자 3을 좋아하는 민족정서, 또 비빔밥 문화와 국악의 우수성 등을 유쾌하게 설명했다.

김씨는 “아리랑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조라는 찬사를 받으며,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됐다. 아리랑에는 조상의 삶과 정서가 담겨 있다. 수백년간 이어져오면서 현재 전해지는 아이랑은 1200절이 넘고,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2004년 충북 옥천을 다녀오면서 부르게 된 ‘대한 노인의 아리랑’을 들려줬다.

김씨는 아리랑의 시초인 정선아리랑부터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 등 전국 곳곳의 아리랑 특징과 해당 지역의 성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면상 작곡의 ‘울산아가씨’에 대해 언급하면서 울산지역 산업일꾼들에게 힘을 실어 줬던 ‘울산아가씨’를 불러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또 김씨는 문화의 힘은 위대하다면서 아산 정주영이 현대중공업을 탄생시키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유명한 일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산이 조선소를 만드는데 필요한 돈을 빌리러 영국의 버클리은행을 찾았는데 은행 측에서 거절하자 아산은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를 보이면서 한국이 영국보다 철선을 훨씬 먼저 건조한 나라임을 설명했던 것이다.

김씨는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 건설에 사용됐던 철은 달천 구충당 이의립 선생이 제작했던 쇠”라면서 달천철장 풀무꾼이 불렀던 ‘울산쇠부리소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김준호씨는 명인에게서 구음과 판소리, 장구와 북, 꽹과리 등을 배운 동래지신 밟기 인간문화재(부산무형문화재 4호)다. 각종 방송, 강연을 통해 대중에게 국악을 친근하게 알려 온 그는 이날 강연에서도 약 90분 동안 단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명강을 펼쳤다.

그의 아내 손심심씨는 원래 춤꾼이었지만 남편 김준호씨와 한 무대에 설 때는 고수 역할을 도맡는다. 이날 강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손씨는 김씨가 소리를 풀어낼 때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장구 소리를 내주면서 무대의 신명을 돋우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