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울산도시계획 현실화 위해선
역세권 개발사업 차질없는 추진 필수
골든타임 놓치면 울산 발전에 악영향

▲ 신형욱 사회부장

“개인적으로 공무원으로 받을 수 있는 최고상인 청조근정훈장 수상보다 더 기쁘고 더 보람을 느낍니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꼭 10년 전 KTX 울산역 개통식 때 울산역 유치 공로로 울산시장 감사패를 받으면서 한 말이다. 15년간 경부고속철도 울산역 유치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아 온 열정을 쏟은 감회였으리라. 당시 민간인 신분이었던 송 시장은 KTX 울산역 개통 10주년을 맞은 현재 울산시정의 수장이 돼있다. 그런데 축하 행사라고는 기념 사진전 뿐이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지만 밝지만은 않은 듯한 앞으로를 생각하면 수긍도 된다. KTX 울산역 개통이 울산성장을 가져온데 대해 부정하는 시민은 없다. 울산공업센터 지정(1962년), 광역시 승격(1997년) 이후 가장 의미있는 역사적 쾌거로 인식됐다. 변방 산업도시에 불과했던 울산이 정부 광역교통망의 중심축에 들면서 울산의 경제·산업·관광·문화 등 전 분야에서 성장에 기여했다. 일부 역외유출 요인도 있었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분석이다.

10년이 지난 현재 아쉬움도 크다. 개통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울산역 일대를 새로운 지역 거점도시화해 울산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을 조언했다. 이를 위한 정책, 행정, 제도적 지원도 주문했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였다. 울주군청사 유치 불발, 전시컨벤션센터 등 주요 투자유인 사업의 장기화 등 개발동력을 스스로 깎아먹었다. 그 결과 기반시설과 접근성 미흡 등 울산역 일원은 개발 초기 단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주변 개발 및 도심화에 속도가 붙고 있는 점은 다행스럽다. 복합특화단지, 울산경제자유구역, 수소 및 게놈특구, 울주강소개발특구 등 주요 사업이 역세권을 중심으로 집중 추진되고 있다.

그렇지만 안심하기에 이르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의 2022년 완전 개통이 복병이다. 동해남부선 개통은 남·북구와 동구 등 접근성 개선 효과와 함께 해당 지역 발전의 밑거름이 될수 있다. 반면 KTX울산역세권 주변 울산 2도심 개발엔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울산은 부산~울산~포항고속도로 개통으로 탈울산 현상을 경험한 바 있다. 하지만 동해남부선 완전 개통이 주는 충격파는 급이 다를 듯하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KTX울산역 대신 복선전철을 타고 10~20여분 거리에 있는 신경주역에서 환승해 KTX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신경주역은 경부선과 중앙선을 연결하는 기능까지 한다. 울산은 물론 울산역을 이용하던 해운대와 기장 등 동부산권역 이용객의 이탈은 당연하게 여겨진다.

울산시도 이를 예상하고 울산역으로의 접근성 개선과 역세권 중심 도심화를 계획했지만 미흡하다. 주력산업의 침체 등 울산의 경제체질이 급격히 악화된 것도 한 이유가 되겠다. 마침 시가 2035년 울산도시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울산역 중심 사통팔달의 교통망이 갖춰진 서부권을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춘 도심으로 육성한다는 내용이다. 기존 계획상 부도심이었던 역세권 일원을 도심으로 격상시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같은 시의 구상이 현실화되기에는 10년 전보다 상황은 더 나빠 보인다. 인구 유입이 안된 역세권은 정거장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완전 개통은 울산역이 교통망의 중심에서 멀어질 개연성을 높인다.

속도가 중요한 이유다. 골든타임을 다시 허비해선 안된다. 현재 진행 중인 개발사업의 차질없는 추진은 기본이다. 울산역 개발이 지체돼 도심화가 늦어진다면 경주로의 교통 집중화가 빨라져 울산 전체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버스가 떠난 뒤 손을 드는 어리석음을 다시 범해서는 안된다.

송 시장은 “KTX 울산역 개통이 울산의 새로운 발전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시 인터뷰에서 밝혔다. 울산역 개통 10주년을 맞은 현 시점에서 시정을 이끌고 있는 송철호 시장의 울산 발전에 대한 강한 열정과 추진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shin@ksilbo.co.kr

신형욱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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