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시장 후보군들 70대 초반이지만
평생 노력해 백악관 관통한 바이든처럼
목표 분명하다면 시민들 마음 얻을 것

▲ 김두수 서울본부장

미국의 11·3 대선에서 현직대통령 트럼프와 치열한 전쟁끝에 백악관 문턱에 오른 존 바이든은 올해 나이 77세. 물론 트럼프 역시 75세로 적은 나이가 아니다. 바이든과 트럼프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민주당과 공화당 전당대회와 대선 레이스에서도 건강 이상 신호는커녕 50개주를 전방위로 누비는 데도 끄떡 없었다.

특히 바이든의 대선 승부처는 확실했다. 자신의 약점이라 할수 있는 올드보이를 스스로 무력화시키는 강인한 체력, 탁월한 정치 노하우와 국정 운영능력, 글로벌 외교력, 깊고 광범위한 콘텐츠가 집중 부각됐다. 여기다 흑인 여성 부통령의 파트너십을 통해 정면 승부를 띄운 고도의 전략 역시 백악관을 관통하는데 산파역을 한 것이다.

지금 국내엔 바이든의 생물학적 나이의 연장선에서 1년5개월 뒤 차기 대선과 같은 해 치러지는 4개 동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올드보이의 귀환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이자 더불어민주당 대표인 이낙연 의원은 1952년생(68세)으로 상대적 젊음에 속한다. 하지만 80세의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고령 바이러스’가 국내로 퍼지면서 마음만 먹으면 ‘대선출마 자격증’을 받은 셈이 됐다. 그런 의미에서 차기 울산시장 후보군을 살펴보자. 먼저 여권 소속인 송철호 시장은 1949년생으로 올해 나이 71세.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70세 전후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들 중 1958년생인 김두겸 전 청장을 제외하곤 박대동 전 의원 1951년생, 박맹우 전 의원 1951년생, 정갑윤 전 의원 1950년생, 선거해인 2년뒤엔 모두 70대 초반이 된다.

그렇다면 이들이 차기시장에 도전하려는 목적은 무엇일까? 현직 송 시장을 제외하곤 아직 선거 때도 아니기에 스스로 속시원하게 밝힌 적은 없다. 공통점은 국회의원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전력 또는 금배지 연임을 시도하다가 추락한 상처 그리고 ‘울산 발전이 꿈’이라는 논리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민의힘 등 울산지역 야권에선 기대반 우려반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5개월 앞두고 경쟁력의 의문부호와 함께 인물난에 직면한 현실과 닮은 꼴이라는 자조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서울·부산시장 후보군에 오른 사람들의 면면은 경쟁력은커녕, 4·15총선 당시 여의도 금배지에 안간힘을 쏟다가 실패한 전직 금배지들이 대부분이다. 여기다 일부는 성추문과 관련된 보궐선거라는 현실에서 ‘여성’을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도 없지 않다. 수도 서울, 제2의 도시 부산의 거시적 비전과 시민들의 삶와 질의 개선책엔 안중에도 없다.

물론 울산의 거시적 발전 로드맵 역시 아직은 감지될리 만무하다. 하지만 ‘나 정도면 시장직 수행 능력은 충분하다’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착각도 자유다.‘꿩을 잡다 실패하면 토끼라도 잡아야 한다’는 이상한 사냥꾼의 꿈과 다르지 않다. 유년시절부터 대통령이 꿈이었던 바이든은 50년간 의정활동에 이어 대선 3수에 걸쳐 사실상 평생 미국의 대통령을 연구하고 기술을 연마했다. 시쳇말로 준비된 대통령이다. 미국민들은 그의 생물학적 고령을 문제 삼지 않고 준비된 대통령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이제 바이든의 올드보이 성공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차기대선과 지방선거를 강타하게 될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엔 2개의 수도가 있다. 수도 서울과 산업수도 울산이다. 금배지든 시장·구청장 경력이든 지금부터라도 그동안 갈고닦은 노하우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산업수도 울산시장 도전의 목표치를 분명히 하라. 비록 올드보이일지라도 시민들의 삶의 질이 확실히 개선되고, 경제가 회생될 수 있는 특단의 비책을 제시한다면 수준 높은 울산시민들이 외면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김두수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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