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석유화학

▲ 울산석유화학공단 전경 / 자료사진

정유와 석유화학업계는 올해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과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수요감소로 일부 공장라인 가동이 제한되는 등 경영압박에 시달렸다.

이는 고스란히 사상 최악의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중국의 자급률 상승에 따른 석유화학 제품 공급증가, 불확실한 글로벌 무역환경에 코로나 재확산까지 악재가 겹치며 석유화학 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그야말로 코로나로 수요위축과 유가하락까지 더해지면서 정유와 석유화학기업들은 어닝쇼크와 재무 악화라는 유도탄을 맞았다. 위기돌파를 위해 석유사업 중심의 기존 틀을 바꾸고 구조전환에 주력하는 현상은 더욱 뚜렸해 졌다.

유가하락·수요위축 경영 압박
정유4사 상반기만 5조원 적자
위기 돌파 ‘인수합병’ 움직임
사업 다각화로 구조전환 주력
친환경·신소재 무한경쟁 돌입

◇코로나 한파 유화업계, ‘유가하락 + 수요 감소’ 직격

정유사의 성적표는 암울 그 자체다. S-OIL은 올해들어 3분기 연속 적자를 봤다. 올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조1808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은 2조2439억원에 달한다.

국내 정유4사는 상반기에만 5조원 넘는 적자를 냈다. 코로나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정유 제품의 글로벌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상반기에 국제유가가 폭락한 데 따른 재고관련 손실이 발생했고 정제 마진이 지나치게 낮은 수준을 유지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유사 실적의 바로미터인 정제마진은 사업을 할수록 손실이 나는 역마진 상태로 추락하기도 했다.

경유와 항공유 정제마진 하락 영향이 특히 컸다. 유가하락에 코로나 재확산으로 실적개선은 차치하고 수요 회복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도 지속됐다.

SK에너지, S-OIL 등 국내 정유4사의 원유정제시설 가동률은 지난 10월 평균 71.6%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04%p 떨어졌다. 지역 다운스트림 업체들은 코로나 사태가 빚어진 상반기부터 수출전선에 차질이 빚어지며 일부 생산라인을 멈춰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S-OIL 관계자는 “올 한해는 코로나19로 유가하락과 수요감소 이중고를 겪으면서 창립이래 사상 최악의 실적을 냈다”면서 “내년에는 빠른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황속 버팀목 찾기’ 친환경·신소재선점 무한경쟁 돌입

어느때보다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움직임도 두드러진 한해였다.

글로벌 불황에 코로나까지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석유화학에 집중된 사업구조의 개편 필요성이 커진 만큼 롯데케미칼은 인수합병 시장에서 신사업 진출을 노리며 사업군 이동에 주력했다.

SK이노베이션, SKC 등도 배터리와 소재 등 신산업으로의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일부 업체들의 탈 석유화 태세전환 움직임도 곳곳에서 감지됐다. 그만큼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신규사업에 진출, 새로운 안정적 수익창출 루트를 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울산지역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위기가 기회다’는 인식아래 미래 환경 및 시황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시설확충 프로젝트도 진행됐다.

알짜사업인 윤활유 부분을 확대하는 가 하면 석유화학 시제품 생산 등으로 친환경 분야에 주력하고 수소충전소, 차량관리 통합서비스 플랫폼 사업 확대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기도 했다.

S-OIL은 사상 처음으로 국외에서 자사 제품을 생산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폐플라스틱을 고온 분해해서 얻은 열분해유로 화학제품 시제품을 만들었다. 환경분야와 함께 전기·수소차 분야로의 사업확대도 속도를 냈다. 휘발유·경유·LPG·전기 등을 한 곳에서 충전할 수 있는 복합에너지스테이션 구축도 활발하게 전개됐다.

롯데비피화학, SK케미칼, 대한유화 등도 생산설비 증설과 신소재 개발 등에 박차를 가했다. 이형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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