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울산경제 14년전 수준 후퇴
절박한 심정으로 산업구조 혁신하며
코로나 이후의 경제변화에 대비해야

▲ 김창식 정치·경제부장 겸 부국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집어삼킨 암울했던 경자년 한해가 저물어간다. 올해 울산의 경제주체(가계·기업·정부)들은 ‘노심초사(勞心焦思·몹시 마음을 쓰며 애를 태우다)’,‘백척간두(百尺竿頭· 매우 위태롭고 어려운 지경), 진퇴양난(進退兩· 나아가기도 물러서기도 어렵다), 설상가상(雪上加霜·어려운 일이 거듭해 일어난다)의 상황에 내몰리며 고난의 한해를 보냈다.

주력산업의 성장성이 둔화되며 지역경제가 2011년을 정점으로 내리막길로 치닫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는 위기에 빠진 울산을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았다. 산업 생산과 내수 침체, 고용시장 한파, 수출 격감으로 지역 경제는 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충격을 받았다. 가계와 소상공인 등 경제주체 모두 코로나에 전전긍긍(겁을 먹고 벌벌 떨며 몸을 움츠린다)하고, ‘전전반측’(걱정이 많아 잠을 이루지 못한다)했다.

울산경제의 핵심 동력원인 수출 감소는 지역경제 활력을 집어삼켰다. 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가 올해 설정한 수출 목표액은 711억 달러. 11월 말 현재 울산 수출액은 전년동월 대비 20.0% 감소한 508억달러. 12월 한달동안 뒷심을 발휘하더라도 560억달러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울산 수출이 500억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2006년(549억달러) 이후 처음이다. 석유·석유화학제품, 자동차, 선박 등 주력 수출품이 부진했다. 지자체 최초로 수출 1000억달러를 돌파한 2011년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났다. 수출의존형 울산경제가 14년전 수준으로 후퇴한 셈이다. 주요 기업들의 경영지표인 성장성·수익성·안정성 모두 나빠졌다.

이런 가운데 상법, 노동조합법 개정안 등 각종 규제는 기업의 숨통을 조였다. 고용시장에선 코로나로 취업자는 줄고 실업자는 늘어났다. 제조업 취업자는 2016년 5월부터 55개월(11월 현재) 연속 감소했다. 코로나로 기업이 경영환경이 악화되자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을 경험하고 일자리를 잃거나 대부분 임금이 깎였다. 서민들은 꿈은 사라지고 빚만 남았다는 절망감을 호소했다. 소득이 줄고 가계생활에 어려움이 커진 결과다.

일자리와 주거 등을 찾아 지역을 떠나는 탈울산 행렬도 지속됐다. 울산 인구는 2016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19분기 연속 순유출을 피하지 못했다.

2021년 신축년 울산경제는 코로나 위기의 충격파에서 벗어나 조금씩 활력을 되찾을수 있을까? KDI는 내년 한국 성장률을 3.1%로 전망한 상태다. 안타깝게도 지역기업들의 70% 이상은 새해 경제 흐름이 올해와 비슷하거나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해에도 코로나 팬데믹의 지속, 미-중 무역갈등과 선진국 보호무역 강화, 환율하락(평가절상) 등의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안으로는 상법, 노동조합법 개정안 등 기업의 족쇄를 채우는 규제 강화 법률안도 무더기 대기중이다.

이런 내우외환의 어려움속에서도 울산경제는 다시 성장엔진을 가동해야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있다. 절박한 심정으로 산업구조를 혁신하지 않으면 잃어버린 10년, 20년을 맞이할지 모른다. 미래를 내다보는 장기적 시각으로 코로나시대 이후의 경제 변화에 적극 대비하자. 지역경제 주체들이 서로 힘을 합쳐 코로나발 경제위기를 ‘멈춤’과 ‘후퇴’가 아니라 한단계 더 ‘도약’하는 한해로 완성해 나가자. 지난 수년간 지속된 지역산업 위기에서 벗어나는 ‘기사회생(起死回生)’, 함께 생존하고 같이 살아 나가는 ‘공존동생(共存同生)’, 새로운 길을 열어 미래를 창조하는 ‘개신창래(開新創來)’의 신축년 희망가를 염원해 본다. 김창식 정치·경제부장 겸 부국장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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