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위기의 울산’ - (상)저출산·고령화로 생기 잃은 도시

▲ 다자녀가정 행사에 참가한 가족들이 아이를 안고 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울산지역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추정되는 합계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1명 이하’로 떨어졌다.
분기별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울산 출산율은 2015년 11월 정점을 찍은 뒤 58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어오고 있다.

최근 울산시가 진행한 2017~2037년 구·군 단위 장래인구추계 조사에서도 울산의 경우 생산가능인구가 가파르게 줄고, 부양비와 노령화지수 등 모든 인구 관련지표가 부정적으로 나왔다.
광역시의 대외적인 위상과 도시경쟁력 추락이 뚜렷한 만큼 울산시가 좀 더 촘촘하고 강력한 인구증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출산장려만으로 인구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청년층의 순유출도 인구 절벽의 결정타로 작용할 우려가 큰 만큼 일자리와 복지, 문화, 의료 등 모든 분야에서 복합적인 인구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울산의 현안과 원인, 앞으로 해결책에 대해 상·중·하 3회에 걸쳐 보도한다.

불황에 결혼·출산 가치관 변화 비혼·만혼화 심각
사망률이 출생률 추월…‘탈울산’ 60개월째 지속
10년뒤 초고령화사회…2045년 인구 98만여명선
일자리·복지·문화·의료 등 아우른 종합대책 시급

◇지난 5년간 약 6만여명 인구 감소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2020년 11월 기준 울산시 인구는 총 113만 7345명이다. 2015년 11월말 120만640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5년동안 6만명 넘게 감소했다.

주력 산업이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젊은층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떠났고, 저출산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가파른 속도로 인구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예측대로라면, 울산의 인구는 올해 113만명에서 향후 지속적으로 줄어들다가 2045년에는 98만9000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울산의 총가구는 2033년 1인 가구 증가로 45만 가구까지 증가한 뒤 점차 감소해 2047년에는 42만 가구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2037년이 되면 지역 내 생산연령인구(15~64세) 비중이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출생보다 사망 많아… 인구 ‘데드크로스’

지역 경기불황과 결혼·출산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로 비혼·만혼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합계출산율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울산지역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추정되는 합계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1명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올해 울산의 분기별 합계출산율을 보면 1분기 1.07명에서 2분기 0.97명으로 떨어졌으나, 3분기(1.01명)에 다시 1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울산의 합계출산율은 △2018년 1.13명 △2019년 1.08명 △2020년 1분기 1.07명으로 꾸준히 하향 추세를 보인다.

출산율 감소 추세는 비단 울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3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2020년 12월31일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모두 5182만9023명으로 전년도 말보다 2만838명(0.04%) 감소했다. 출생자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아지며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를 보인건 처음이다.

작년 출생자는 27만5815명으로 전년도보다 10.65%(3만2882명)나 감소했다. 연간 출생자 수가 2017년 40만명 아래로 떨어진 뒤 3년 만에 30만명 선도 무너졌다. 이에 비해 지난해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3.10%(9269명) 증가한 30만7764명으로 출생자를 웃돌았다.

 

◇울산 인구 유출·청년실업 전국 최고

울산은 인구대비 순유출 전국 1위를 기록하는 등 60개월째 탈울산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달간 울산에서 1292명이 빠져나가 순이동률(순유출률) -1.4%를 기록했다. 17개 시도 가운데 1위다. 이는 전년 같은달(-0.7%) 보다 두배 높은 수준이다. 울산에 이어 대전(-1.3), 서울(-1.2%) 순으로 순이동률이 높았다.

이로써 월간 기준으로는 지난 2015년 12월부터 60개월 연속 탈울산 행렬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국가통계포털에 공시된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울산지역 15~29세 청년 실업률은 11.1%로 17개 특광역시·도 중 가장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지역내 ‘질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결혼 적령기의 청년들이 떠나다보니 출산율도 자연스럽게 낮아지고 있다. 청년층의 취업난이나 주거문제 등은 당장 해소되기 어려워 이 같은 감소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0년 후 울산, 초고령사회 진입

울산은 이미 늙어가고 있다. 태어나는 아이들이 점차 줄어든다면, 결국 노인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도시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여러 지표를 감안할 때 울산의 경우 2030년쯤이면 ‘초고령사회’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처를 소홀히 할 경우 우리 사회 전 분야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 구·군별 고령인구조사에서는 2026년 울주군의 초고령사회진입을 시작으로, 2035년 모든 구·군이 초고령사회진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문제는 고령인구는 늘어나는 반면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한다는 점이다.

울산의 총부양비(생산가능인구 100명 당 부양인구(유소년+고령))는 2017년 31.9명에서 2037년 67.4명으로 약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구·군별 총부양비는 2037년 중구가 74.4명, 울주군이 76.4명으로 각각 평균치를 웃돌아 70명대을 초과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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