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여성가족개발원
책 ‘울산여성의 독립운동’ 펴내
송명진·이갑술·김길천 등
주요 활동기록 서술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한
여성들의 활동, 역사의 무대로”

우리의 항일독립운동사는 남성운동가의 활약을 중심으로 기술되고 있다. ‘유관순’ ‘김마리아’ ‘윤희순’ 등 적지않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이 있지만, 남성에 비해 수적으로 비교 될 수 없으며 남아있는 자료의 분량이나 재조명 연구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의 독립운동사는 더욱 심하다. 이런 가운데 제102주년 삼일절을 맞아 울산여성가족개발원이 울산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알리고 일제시대 여성항일활동을 정리한 <울산여성의 독립운동>(사진)을 펴내 주목받고 있다.

1부는 일제강점기 여성들이 당면했던 식민지적 조건과 울산지역을 중심으로 확인되는 여성교육 및 사회운동영역의 변화를 정리한다. 자료부재로 인해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적 흐름 속에서 울산의 모습을 추론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2부는 이순금, 이효정, 손응교 3인의 울산여성독립운동가가 본격 거론된다. 일제측 기록과 사료, 생전 이뤄진 구술인터뷰가 활용됐다.

3부에서는 일제강점기 울산에서 활동했던 주요 여성단체와 여성사회운동가들이 소개된다.

일제시기 울산의 주요 여성단체는 의미있는 변화를 겪었다. 단체 창립의 주체가 ‘부인’에서 ‘여성청년’으로 바뀌었고, 종교의 색을 벗어나 사회운동단체로서의 정체성을 뚜렷이 나타냈다. 무엇보다 여자청년회와 근우회 울산지회가 중심이 돼 민족상권회복을 위한 활동에 나선 것은 항일운동이 일상생활의 측면에서도 전개되었음을 보여준다. 그 시절 활동한 것으로 확인되는 여성단체로는 울산부인회(1923년 울산향교에서 운영방안 토론), 언양여자청년회(1925년 언양공립보통학교 여자부 교사 김덕수 설립주도), 울산병영소녀회(1926년 1월13일 창립총회), 울산여자친목회(1927년 조직된 울산천도교학우회에서 1930년 분리), 울산여자청년회(1927년 4월28일 창립·1931년 울산여자운동회 개최), 근우회 울산지회(1930년 10월16일 설립), 울산부인상회(1929년12월14일 창립대회), 울산병영여자친목회(1932년 11월18일 결성) 등이 있다.

여성사회운동가로는 울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삼일운동에 참여한 송명진, 역시 울산에서 태어나 서울학생궐기에 참가했던 이갑술, 언양삼일만세운동 시위도중 다리에 총상을 입은 김길천과 가슴에 총을 맞고 순국한 손입분이 서술됐다. 김복순·김덕행 울산여자청년회장, 김말순 울산여자친목회 위원장, 문순검 울산병영여자친목회 회장, 박옥이 울산부인상회 회장 등은 한두줄 짤막한 활동만 기록됐다.

책 출간에 참여한 허영란 울산대 교수는 “여성 독립운동가를 발굴하여 영웅으로 만드려는 것이 아니라, 잘 드러나지 않았고 그래서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한 여성들의 활동을 역사의 무대로 불러올리는 작업”이었다며 “향후 더 풍부하고 다채로운 여성의 역사를 찾아가는 장정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여성가족개발원 ‘울산여성사 아카이브’ 일환. 비매품. 책 문의 278·0500.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