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불안 겪는 한나네
경상일보-초록우산 연중캠페인

▲ 한나(가명·6)는 동생·엄마와 함께 33㎡ 남짓한 원룸형 임대아파트에서 거주중이다. 한나네 세 식구가 살고 있는 집은 햇빛이 제대로 들지 않아 낮에도 실내등을 켜고 생활해야 할 정도다.

경제적 갈등으로 부모 이혼
6살 한나에겐 힘든 기억 돼
엄마와 떨어지면 큰 불안감
원룸형 임대아파트 거주중
아이들 커가며 불편함 가중
돈 부담에 이사갈 엄두 못내

한나(가명·6)는 동생·엄마와 함께 33㎡ 남짓한 원룸형 임대아파트에서 거주중이다. 한나의 부모는 과거 경제적 어려움으로 갈등을 반복하다 이혼했고,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와 살게된 한나는 아직까지도 뇌리 속에 가정불화의 기억이 남아있다. 한나는 밝은 성격으로 또래보다 말도 잘하는 편이지만, 어린이집에 등원할 때를 제외하고는 엄마와 분리되는 것에 큰 불안감을 보인다. 한나 동생은 아빠에 대해 물으면 “경찰차가 온다”고 기억한다. 관할 행정복지센터와 드림스타트의 지원으로 한나 남매는 심리치료 및 정서지원을 받고 있다.

한나네 세 식구가 살고 있는 집은 햇빛이 제대로 들지 않아 낮에도 실내등을 켜고 생활해야 할 정도다. 매월 수입의 25%는 공과금, 주거비로 지출되고 있다. 한나 가정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기초생활수급자에 선정돼 가계수입도 생계급여·아동수당 등 월 100만원 남짓한 정부보조금이 전부여서 가계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한나 엄마는 근로활동을 하고 싶어도 영·유아기 두 아이를 홀로 키우느라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나 남매가 어린이집 등원을 시작한 뒤에는 비정기적인 일자리라도 알아봤지만 한나 엄마의 낮은 학력으로 취업이 좌절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만큼 한나 엄마의 걱정도 커진다. 세 식구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거실 겸 방으로 구성된 임대아파트다. 좁은 공간으로 인해 잠을 자는 방 한 칸에서 밥을 먹고, 놀이도 하고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집안 내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고 한참 성장기인 아이들이 활발히 움직일 공간이 없어 가족구성원간 답답함은 물론 신체발달에도 제약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파트 인근 놀이터로 나가봤지만 이 또한 시설이 여의치 않았다.

특히 성별이 다른 두 남매의 침실에 대한 고민이 깊다. 또래 아이들은 하나둘씩 부모와 침실 분리를 시작했지만 한나 가족은 한 방에서 세 식구가 함께 잠을 잔다.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침실을 분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나 엄마는 주변에 이사할만한 집을 알아봤지만 높은 집값의 현실을 마주했다. 한나 엄마의 수중에 있는 돈이라곤 현 주거지 보증금 180만원이 전부라고 한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제대로 된 가구도 없어 이사 시 발생할 이사비와 기본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가구구입비로 사용하면 남는 금액도 없다.

 

답답한 현실에 고민하던 중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됐다. 한나 가족은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적은 LH 기존주택 매입임대주택을 신청, 지원이 결정됐다는 안내를 받았다. 현 거주지보다 넓고 쾌적한 집을 주변 시세보다 월등히 저렴한 가격으로 입주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이 또한 700만원이 넘는 임대보증금이 필요했다. 한나네 가족은 전환임대료 제도를 활용해 월 임대료를 높이는 대신 임대보증금을 280만원대로 대폭 낮췄다. 하지만 이마저도 마련할 방법이 없는 한나 가족은 이 기회를 놓칠 상황에 놓여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울산지역 아동들이 집다운 집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후원에 동참하고 싶다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울산지역본부(052·275·3456)로 전화 혹은 QR코드로 접속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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