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박성란 서양화가

한작품 완성에 6개월이상 걸려

지난해 완성도 더 높이는 시간

문예회관 전관 전시할 날 오길

“제 작업은 한 작품을 완성하는데 적어도 6개월 이상 시간이 걸려요. 콩테를 이용해 그리고 지우는 작업을 반복하기에 지난해 코로나 상황이 저에게는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도 할 수도 있죠.”

서양화가 박성란 작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해 집과 작업실을 오가는 시간 외에는 거의 외출을 하지 않았다. 이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박 작가의 작업은 완성도가 더 높아질 수 있었다. 작업의 형태도 변화됐다.

종전 작업은 콩테를 사용해 그렸다 지우기를 반복해 가며 작가가 그리려는 이미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그 무한반복 작업이 끝없이 더해지며 지금은 그 형태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됐다.

“그동안 해오고 있는 ‘유토피아 시리즈’는 버려지는 폐기물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었어요. 사실 ‘코로나로 인한 감금 아닌 감금’ 상황과 관계없이 폐기물이 재생산되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생각에 개인적으로 작품에 변화를 줬어요.”

이렇게 말은 했지만 지난해 박 작가 역시 코로나로 인해 부산과 울산에서 각각 한차례 개인전을 마련한 것이 전부다. 매년 여러 차례 가졌던 그룹전에는 손꼽을 정도로 작품을 내놓았을 뿐이다.

“코로나로 인해 갤러리들도 그룹 초대전을 마련할 여력이 안 됐다고 생각해요.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도 없고,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까 작품이 팔리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전시가 안 열리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마냥 손 놓고 있을 박 작가가 아니다.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작품에 변화를 준 것은 물론이고, 젊은 작가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준비도 하고 있다.

“언젠가 울산문화예술회관 전관에서 전시를 열고 싶어요. 물론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꼭 그런 날이 반드시 올 거로 생각하면서 수많은 작품을 그리고, 또 실력도 키워야겠죠.” 전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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