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탓과 때론 보편적 의식 벗어나
백신 접종엔 선택과 집중도 필요
언론·국민탓만 말고 수용정책을

▲ 서찬수 편집국장

무적처럼 보이던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를 당했다. 재보선 결과 수도 서울과 제2의 도시 부산을 국민의힘에게 넘겨줬다. 또한 시장과 5개 기초단체장까지 처음으로 석권했던 울산에서 가장 큰 남구도 내줬다. 넘겨주고 내줬다는 것은 국민의힘이 잘해서라기 보다 더불어민주당이 잘못한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여권의 가장 큰 잘못은 ‘내로남불’과 ‘남탓’으로 보인다. 재보선 결과는 많은 국민들이 그렇게 믿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딱히 그렇게 보고 있지만은 않은 것 같다. 재보선 총지휘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선거직후 SNS를 통해 “4·7 재보선으로 표현한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저희들이 부족했다.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 국민의 삶의 고통을 충분히 살피지 못했다”고 밝혔다. 선거 책임자로서는 무엇인가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친조국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용민 의원이 재보선 다음날 올린 SNS글이 더 분명해 보인다. 그는 재보선 참패와 관련해 “검찰개혁, 언론개혁을 중단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보선에 나타난 민의의 핵심은 불공정에 대한 분노라고 진단했다. 옳은 분석이라고 보여진다. 진단에 대한 해답은 뜻밖이다. 그가 제시한 해답의 핵심은 검찰이 가장 불공정하고 언론이 불공정을 확산시키고 있기에 검찰과 언론을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볼때 언론에 대한 불신은 여권의 핵심에 뿌리깊게 자리잡아 치유가 불가능한 불치병처럼 보인다.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고 한때 스스로 ‘폐족’을 거론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그동안의 승리속에 묻혀진 것만 같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제(12일) 하루 7명을 더해 지금까지 1782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731명이 신규로 확진돼 11만1419명이 코로나확진자 번호를 받았다. 그리고 4만3390명이 백신접종을 받아 이제까지 123만9066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100명 당 2명이 조금 넘는 수치다. 2차 접종은 더 낮다. 어제 3명이 접종을 받아 총 6만567명에 그치고 있다.

신종코로나는 현재 특효약이 없는 상태다.예방이 최선이다. 예방책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게 접종 즉 백신을 맞는 것이다. 정부도 이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백신접종과 관련해 정부의 방침은 분기별, 월별, 주별로 세심하게 계획표를 짜놓고 있다. 또한 연령별, 시설별, 종사별로 백신의 종류와 접종기관까지 정해놓고 있다. 코로나와 관련해서는 중앙정부의 지침이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한다. 정부의 예방접종 계획도 철저히 보편적 복지에 기반을 두고 있는 듯 하다. 전국이 동일하다. 지방정부의 개입 여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보편적 복지가 백신접종에 적합할까에 대한 의심도 든다. 수도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와 중소도시 그리고 도시와 농촌지역 등 지역별로 연령구조와 시설 등이 다르다. 무엇보다 지역별로 신종코로나 신규 확진자 규모가 천차만별이다.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 대규모 환자가 발생하고 기타 지역에서 산발적 집단감염이 일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거리두기도 여기에 기준으로 하고 있다. 백신접종도 이 기준에 맞춰하면 어떨까. 선택과 집중이 백신접종에도 필요한 듯 하다.

코로나와 관련해 언론은 매일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초기에는 전국 대다수 신문이 1면에 확진자 현황을 소개, 국민들이 경각심을 갖도록 했다. 언론은 또 거리두기 실천여부와 정부 코로나 방침을 적극 게재하며 K-방역의 성과를 홍보했다. 혹여나 코로나 전쟁에서 패하면 여권은 가짜뉴스를 들먹이며 또 국민과 언론탓을 할 지도 모른다. 버릇이 쉽게 바뀌지는 않기 때문이다. 재보선이 열린 지난 7일은 제65회 신문의 날이었다. 신문협회는 올해 표어로 ‘신문이 말하는 진실은 검색창보다 깊습니다’를 선정, 발표했다. 믿고 싶은 것만 찾아보는 검색창보다 검증을 거친 기사가 더 신빙성있기 마련이다. 서찬수 편집국장 sgij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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