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컥 - 정옥선
햇살도 외면하는 산사의 극락전에서
노인들 기도 한단다 덜컥, 가게 해달라고
잠자리 한 숨 고르자 바람이 가만 멈춘다
무성하다. 노인은 큰 도서관이나 다름없다.

▲ 김정수 시조시인

요즘은 나이가 무색할 만큼 노인 활동이 늘면서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

잠자리! 서산머리에 고요히 앉아 지난날 생모시 같은 날개를 펼쳐 분주했던 기억을 반추해 보며.

다시 펼쳐보려 하지만, 축 늘어진 날개가 점점 주저앉아 더 이상 날지 못하는 잠자리의 끝자락이 숭엄하다. 소망이라니 ‘덜컥’. 김정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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