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울산지역 도시재생사업

▲ 울산 북구 염포동에 조성되는 ‘소금포역사관’ 조감도.

오는 6월 울산시 북구 염포동에 ‘소금포역사관’이 문을 연다. 염포는 ‘염전(소금밭)이 있던 포구’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소금을 생산하던 옛모습을 되살리는 소금포역사관은 염포·양정동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도시재생은 지역자원 활용과 새로운 기능의 도입·창출을 통해 쇠퇴하고 있는 도시를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을 말한다. 아파트가 도시를 뒤덮으면서 상대적으로 점점 사라지고 있는 마을공동체를 회복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이다. 소금포역사관이 더불어 사는 마을 회복의 신호탄이 되기를 바라면서, 울산지역 도시재생사업을 들여다본다.

울산지역 13곳서 도시재생사업
주거지 지원·동네 살리기 등 진행
북구 ‘화봉 꿈마루길’사업은 완료
6월 염포 ‘소금포역사관’ 개관 등
올해 6건 완료 나머지 2024년 완공
주민 주도로 진행 마을정체성 확보
참여와 소통 통한 공동체 활성화
도시재생뉴딜사업의 본질 살려야

-울산에서도 도시재생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나.

“도시재생 또는 도시재생뉴딜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사업은 13곳입니다. 주거환경개선사업까지 포함한 넓은 의미에서 보면 21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2004년 제정된 국토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해 사업비를 지원합니다. 사업명으로 나누면 2004년부터 시작된 도시활력증진개발사업, 2015년부터 시작된 새뜰마을사업(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과 도시재생사업, 2017년부터 시작된 도시재생뉴딜사업 등 현시점에선 4개 사업이 동시에 시행되고 있습니다. 도시재생사업은 ‘아파트 공화국’의 폐쇄성을 극복하고 인간미가 흐르는 마을공동체를 되살리는 의미 있는 일입니다.”

 

-‘소금포역사관’은 도시재생사업과 어떤 연관이 있나.

“염포양정동은 ‘노사민 어울림, 소금포 기억 되살리기’란 주제로 2016년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돼 5년만인 올해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염포동과 양정동은 현대자동차 공장이 들어서면서 급속하게 인구가 늘어나 무계획적으로 조성된 마을입니다. 건축물들은 오래돼 낡았고 골목길은 좁아 주차사정도 열악합니다. 현대자동차 노조와 회사, 그리고 주민들(노사민)이 힘을 모아 동네를 되살리겠다고 해서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여느 마을과 마찬가지로 가로에 벽화를 그리거나 시장에 지붕을 씌우는 등의 환경 정비에 그쳤다면 이 마을의 도시재생이 주목을 끌지 못했을 것입니다. 다행히 오래전 ‘염전이 있었던 포구’라는 기억을 되살려 소금포 역사관을 새롭게 조성함으로써 동네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공동체의 거점을 만드는 독창성을 확보했습니다. 3층 규모의 소금포 역사관에는 염전과 관련된 사진과 자료, 설치, 영상 등이 전시돼 있습니다. 1935년 울산읍지에 따르면 염포에는 15만9000㎡의 염전이 있었고, 1년에 15만6780㎏의 소금을 구워내, 당시 금액으로 5264원의 수입을 냈다고 합니다.”

-현재 울산에서 진행 중인 도시재생사업은.

울산도 2016년부터 꾸준히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동구 일산진이 올해 새뜰사업을 마무리하고, 울주군 향산향, 웅촌 하대지구, 두동 대현지구, 두서 서하지구 등에서도 새뜰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도시활력증진사업으로는 남구 선암지구 생활환경개선사업과 방어진항 국제건축디자인거리조성사업이 지난해 마무리됐고, 중구 학성육성프로젝트가 내년까지 진행됩니다. 비슷한 성격의 도시재생사업과 도시재생뉴딜사업은 모두 13곳(표 참조)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화봉 꿈마루길’ 사업이 가장 빠른 지난해 마무리 됐고, 올해 6건이 완료됩니다. 나머지 6건은 오는 2024년까지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울산은 다른 도시에 비해 도시재생사업이 활발한 편인가.

“도시재생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입니다. 전국의 낙후지역 500곳에 매년 재정 2조원, 주택도시기금 5조원, 공기업사업비 3조원 등 총 5조원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공모에 선정되면 사업비는 국비를 50% 지원하게 되고, 그에 따라 시비 25%, 구군비 25%를 더해야 합니다. 울산지역에서 진행 중인 개별 사업의 사업비는 100억원에서 300억원 사이입니다. 현재 울산에서 진행 중인 13개 사업을 합치면 2300억원 가량 됩니다.”

-도시재생뉴딜은 사업 유형이 다양한데, 울산에선 어떤 유형이 많은가.

“경제기반형, 중심시가지형, 일반그린형, 주거지 지원형, 우리동네살리기 등 5가지로 나눠집니다. 울산에는 경제기반형은 아직 선정된 게 없습니다. 중심시가지형도 ‘울산, 중구로다’가 유일합니다. 일반근린형이 6건으로 가장 많고, 주거지지원형이 3건, 우리동네살리기 2건 순입니다. 정부 지원 대상의 절반 이상이 1000가구 이하의 소규모 지역을 재생하는 우리동네살리기입니다. 울산에서도 우리동네살리기 프로젝트에 더 많은 도전을 해야 합니다. 도시지역은 물론이고 농어촌지역에서도 도시재생이 필요한 곳이 많습니다. 기초지자체의 적극 행정이 필요합니다.”

-성공적인 도시재생의 요건이라고 하면.

▲ 정명숙 논설실장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장 중요합니다. 역세권, 산업단지, 항만 등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기반형이나 상업지역과 노후시장을 중심으로 중심시가지형은 주로 지자체가 주도하지만, 일반근린형이나 주거지지원형, 우리동네살리기 등은 그 지역의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지자체마다 도시재생대학을 마련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주민들의 역량을 키워 주민주도로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참여는 독창적 아이디어로 이어져 다양한 주제를 만들어냅니다. 도시재생이 초창기에는 주거환경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지금은 참여와 소통, 공동체 활성화로 방향전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회성 도로확포장이나 새단장에 그치지 말고 마을의 정체성을 되살리는 도시재생의 본질을 지향해야 합니다.”

정명숙 논설실장 ulsan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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