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민생현장 방문 행보 속
정책 어젠다 가다듬기 병행
丁, 지역 순회하며 민심 청취
연일 이재명 정책 공개비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당내 1강 독주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민심 행보에 뛰어들면서 대선 레이스가 예열되고 있다. 현재 당내 2~3위 주자로서 호남 출신에 국무총리 이력까지 비슷한 두 사람이 ‘이재명 대항마’로서 존재감 키우기 경쟁을 본격화한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26일부터 주로 서울에 머물며 쓴소리 경청 일정과 정책 준비를 병행할 예정이다. 4·7 재보선 패배 이후 잠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주에는 광주·전남, 경북 울진, 강원도 삼척·고성, 부산 등 민생현장을 방문했다. 전남지사, 국무총리 재임 시절 방문했던 현장을 다시 찾아 초심을 돌이켜보는 일정이 주를 이뤘다.
오는 28~29일 충북을 방문하는 일정도 검토 중이다. 다음 달 10일께 싱크탱크 정책 심포지엄을 앞두고 신복지제도 같은 정책 어젠다를 가다듬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담집도 다음달 중순께 출간할 예정으로 5·2 전당대회가 끝나면 공개 행보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1강(이재명), 1중(이낙연), 기타 후보들로 구도가 만들어졌지만 경선 전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구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이번 주 부산, 대구, 광주·전남, 대전을 차례로 방문한다.
이날 부산에서는 지역 상공회의소, 부산 항만·해운 노조 현장을 방문해 정책 대안을 논의했다.
대구에서는 백신 접종센터 방문, 광주에선 바이오산업현장 방문 등 일정이 예정돼 있다. 지역을 다니며 ‘듣보정’(듣고 보는 정세균) 콘셉트로 시민들과 만나 민심을 청취하고,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메시지도 적극적으로 낸다는 계획이다.
정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총리에서 대선 후보로 빠르게 모드 전환이 이뤄지는 중이다. 대권주자로서 국민들이 각인하기 시작했는데 지지율로 어떻게 반영되느냐가 숙제여서 행보에 속도를 내려고 한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나아가 기존의 점잖은 이미지를 벗고 최근 며칠 사이 러시아 백신 문제 등을 고리로 이 지사를 연일 공개비판, ‘저격수’로 변신한 상황이다.
두 주자 모두 지지율이 숙제다. 한때 40%에 육박했지만 현재 10% 안팎의 지지율로 하락한 이 전 대표로선 경선 전 반전 계기를 마련해야 하고, 3~4%대 지지율에 그치고 있는 정 전 총리도 5%를 돌파하며 잠재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 때문에 이들이 친문 주류와 강성 당원 일부에 남아 있는 ‘이재명 비토’ 정서를 지렛대로 이 지사 대항마로서 존재감을 키우려 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