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에 빈 점포가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15.6%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20.4%로 수직 상승했다. 5개 점포 가운데 1개가 비었다는 뜻이다. 이같은 수치는 전국 평균치 13.0%를 웃돌아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울산의 바닥 경기가 얼마나 나쁜지, 울산지역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궁지에 몰려 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울산지역 공실률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이지만 지난해 초부터 몰아닥친 코로나19에 기인한 바 크다. 1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해 많은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았고 남은 상가들에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어진지 오래다. 그러다보니 종업들은 떠나가고 실업률은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울산의 공실률을 낮추는 방법은 딱히 없다.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을 철저히 해 감염자를 줄여 손님들이 안심하고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외에는 묘수가 없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1년 1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울산지역 오피스·중대형상가·소규모상가 등 모든 유형의 상업용부동산 공실률이 전국 평균 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20.4%로 전분기대비 4.8%p나 급증했다. 울산대학교 상권의 경우 비어있는 상가의 비율이 4곳 중 1곳에 육박, 공실률이 26.0%까지 치솟았다. 코로나 확산 장기화로 인해 대학생, 교직원 등 유동인구가 줄면서 상권 침체가 1년간 지속된 것이다. 신정동 중대형상가 공실률도 24.0%로 높게 나타났다.

각종 고용동향 통계를 분석해보면 지난해 울산지역 자영업자 수는 4000명(4.3%) 가량 줄었다. 울산지역 자영업자 수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감소 추세를 보여왔다. 조선업종의 심각한 불황이 계속되면서 중대형 상가들이 수지타산을 맞추지 못해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이 와중에 지난해 코로나19가 들이닥치면서 자영업자들은 한꺼번에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정부는 자영업자들을 살리기 위해 재난지원금을 쏟아부었지만 밑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한번 높아진 공실률은 원상회복하기가 매우 어렵다. 코로나19의 유행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고 백신접종은 언제 완료될지 모르는 형국이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반드시 종식될 것이고 그 다음에는 새로운 세상이 올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이제 코로나 이전의 상가 형태를 잊어버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업종에 대비해야 한다. 자영업자들이 사는 길은 환골탈태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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