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호 울산시 시민신문고위원·공학박사

아침 공기가 상쾌하고 저녁에는 싱그러운 봄바람이 오감을 자극하는 그야말로 만물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는 이 시기와 맞물러 생체리듬이 가장 혼란스러운 날들이 지속되고 있다.

시민의 고충과 애환을 들어서 아픔과 고통을 나름대로 해결하고자 한지 2년6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정말 수많은 사연과 시민의 삶, 그 속에서 작은 희망이라도 건저보고 싶은 심정…. 무엇으로 그들의 애환을 해결해줘야 할지? 참으로 행정의 구석구석을 파헤치고 법률과 상충되는 조그마한 실마리라도 찾아서 고충민원들의 희망을 찾아 주려고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그 수많은 고충의 중심은 오직 나! 나를 위한 고충해결 나의 불편함, 나의 억울함, 나에게 이익이 되고, 나에게 불편함이 없고, 나를 위해 존재하는 행정이 되어야 한다는 일방통행의 요구사항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옛날에는 옆집이 노후화된 보금자리를 허물고 새집을 지으면 서로 도와주고 다소 불편하더라도 임시 거처도 빌려줘서 그 집이 완성되도록 같이 힘을 합쳤다. 그 뿐인가. 그 집이 완성되는 날 성냥과 양초를 사들고 가서 불같이 일어나서 부자가 되라고 축하도 해주는 아름다운 미풍양속이 있었는데, 지금은 앞집과 옆집이 새집을 건축하면 여지없이 민원이 들어온다. 민원의 공통점은 소음피해, 비산먼지, 일조권 침해, 지반침하 및 건물 갈라짐 등이다. 또 하나의 특수성은 합의가 쉽지 않으며, 결국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이웃이 없으면 나도 존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웃은 나를 지탱해주고 나의 삶에 절대적으로 도움을 준다.

필자는 최근 민원이 폭주하고 있는 교통, 도로, 버스 민원을 분석해 본 결과 놀라운 현상을 발견하였다. 민원의 대부분이 나만 편리하고, 나만 이익보고, 나에게는 피해와 손실이 발생되지 않으면 모든 행위와 행동을 주저함이 없이 한다는 것이다. 그것으로 인해서 피해보는 타인들이 수없이 많다는 사실을 잊고 행해지는 무법과 무질서의 행위들이 유독 최근에 많이 접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울산시 시민신문고 위원회는 시민이 행정상 법령과 법규 그리고 행정공무원의 판단착오로 인하여 시민이 불편과 불이익이 발생한 사안에 대해서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시정 및 구·군정을 바로잡아주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팍팍한 민심을 대변이라도 하듯이 이웃간의 분쟁, 사인간의 다툼, 채무관계, 회사간의 분쟁 등 그 종류와 형태도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게 접수되고 있다. 이러한 당장의 고통이 더 불편하고 힘든 고통이라는 것도 필자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정말 필자도 해결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오랜 골이 깊어진 양쪽 관계…. 하지만 좀 더 깊숙이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다보면 지극히 사소한 감정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서로 조금만 배려와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는 마음의 이해 그리고 중재자의 부재 이 모든 것이 결합된 갈등의 결과... 돌이켜보면 정말 많은 갈등을 해소 시켰으며 그 역할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민을 대변하고 민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일하는 많은 선출직 공직자들도 최근에는 많이 늘어나고 있다. 울산도 이제 내편, 상대편을 나누고 따지고 할 사항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최근 울산을 떠나는 많은 사람들, 과거에는 먹고 살고자 울산을 찾았지만 최근에는 삶의 질을 찾아 울산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는지 철저한 분석과 시민 한분 한분의 자기성찰이 있어야 한다. ‘전국에서 가장 살고 싶어 하는 울산’의 꿈이 꼭 실현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 사명과 숙제를 우리 울산시민들이 반드시 실현시켜야 한다. 그 중심에 필자도 예외일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김승호 울산시 시민신문고위원·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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