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더 센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울산에서 크게 번져 비상이 걸렸다. 잘못하면 울산이 국내 변이 바이러스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울산시가 자체적으로 행정명령을 발동해 차단에 나서고 있지만 시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한 표정이다. 울산의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더 커지기 전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올해 3월 2주 차부터 4월 2주 차까지 약 6주간 울산 지역에서 보고된 확진자 80명의 검체를 검사한 결과 63.8%인 51명에게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기간은 다르지만, 최근 1주일간 전국 변이 검출률 14.8%보다 크게 높은 것이다. 지난 3월 한달 동안 울산에서는 영국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75명이 나와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경기도 55명, 경남 11명, 서울 9명, 부산 2명, 대구 1명으로 나타났다.

울산시는 지난 2월 ‘부산 장례식장-울산 골프연습장’ 집단감염에서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부산의 장례식장에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1명에게서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속도로 불어났다. 환자가 다녀갔던 골프장과 직장, 가족모임에서 무려 40명이 잇따라 감염됐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1~2주 만에 형성된 것은 아니고 3월 중순 이후부터 지역사회의 추적 관리가 일부 누락된 사람들에 의해 추가 전파되거나 연결고리가 차단되지 않는 사례가 계속 있었던 결과로 판단한다”며 “흔히 ‘숨은 감염자’ 또는 ‘감염경로 조사 중’인 사례가 누적되다 보니 울산지역에서 변이 감염자 비중이 많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변이 바이러스가 지배적이며 감염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를 밀어내고 우세종이 된다는 것은 확산세가 급속도로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송철호 울산시장은 5일 다중이용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선제검사 행정명령 55호를 발령했다. 지난 4월 한달 동안 울산에서는 77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는 한달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난해 12월 515명을 훨씬 뛰어넘은 수치다. 지난해 울산 전체 확진자 716명보다도 많다.

이번 영국 변이 바이러스를 잡지 못하면 울산이 가장 먼저 4차 대유행으로 진입할 수도 있다.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 가족과 지인들의 방문이 잦아지는 5월이지만 어느 때 보다 여행과 모임을 자제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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