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韓 근현대미술작품 등 1488점 공개
이중섭 ‘흰 소’·이상범 ‘무릉도원도’ 등 희귀작 눈길
덕수궁관 전시서 첫 선…8월부터 서울관서 본격 전시

▲ 이상범 ‘무릉도원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이 오는 7월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지난달 삼성가는 총 2만3000여점에 이르는 고(故) 이건희 회장의 소장품을 국내 5개 미술기관에 기증한다고 밝혔다. 그 중 국립현대미술관이 가장 먼저 기증받은 미술품의 세부내용을 공개했다. 기증품은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 238명의 작품 1369점, 외국 근대작가 8명의 작품 119점 등 총 1488점(1226건)이다.

목록 중에는 이중섭의 ‘흰 소’(1953~54), 이상범의 ‘무릉도원도’(1922) 등 행방이 묘연했던 작품들이 포함됐다.

현존하는 이중섭(1916~1956)의 ‘흰 소’는 5점 정도다. 소는 일제강점기 조선인을 상징하는 동물이었다. 흰색은 조선인의 색으로 인식돼 상징성이 크다.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흰 소’는 1972년 개인전과 1975년 출판물에 등장했지만 더이상 볼 수 없었다. 자취를 감췄던 그 작품이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된다.

이상범(1897~1972)이 25세에 그린 청록산수화 ‘무릉도원도’는 그 동안 존재만 알려져 왔으나 이번 기증으로 약 100년 만에 빛을 보게 된다.

▲ 이중섭 ‘흰 소’.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역시 1980년대 이후 실제로 보기 어려웠지만 다시 감상할 기회가 마련된다. 1950년대 제작된 가로 568㎝ 대작으로 경매에 나올 경우 300억~400억원에 시작 될 것으로 추정된다.

작가별로는 유영국이 187점(회화 20점, 판화 167점)으로 가장 많았다. ‘흰 소’를 포함한 이중섭 작품은 104점(회화 19점, 엽서화 43점, 은지화 27점 등)이다. 유강열 68점, 장욱진 60점, 이응노 56점, 박수근 33점, 변관식 25점, 권진규 24점 순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기증으로 모네, 고갱, 피카소, 호안 미로, 살바도르 달리, 마르크 샤갈 등 해외 거장 작품도 소장하게 됐다.

한편 이들 기증품은 오는 7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는 ‘한국미, 어제와 오늘’전부터 첫 선을 보인다. 이후 본격적인 공개는 8월 서울관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1부: 근대명품’(가제)에서부터다. 한국 근현대 작품 40여 점이 선보인다. 12월 ‘이건희 컬렉션 2부: 해외거장’(가제), 내년 3월 ‘이건희 컬렉션 3부: 이중섭 특별전’이 이어진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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