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당 대표는 비영남권으로” 견제 목소리
윤석열 영입방법 두고 당권주자마다 입장 달라
룰 변경 당원투표비중 놓고 후보별 유불리 논쟁

김기현 대표권한 대행체제의 국민의힘이 6월 둘째주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개최키로 했다. 이에 따라 김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내 역학구도와 맞물려 울산의 당심 향배는 물론 ‘영남·윤석열·게임룰’ 등 3대 키워드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9일 국민의힘 지도부에 따르면 조만간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세부 일정과 방식을 조율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불거진 뇌관은 ‘영남당’ 논란이다. 김 원내대표가 원내사령탑에 선출되자, 당대표는 비영남권에서 배출돼야 한다는 견제 논리가 부상한 것이다.

비영남권 주자들이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지역 안배가 “영남 꼰대당 이미지를 탈피하고 외연을 확장하는 길”이라는 논리다.

반대편에선 이런 주장 자체를 ‘자해 행위’로 규정한다. 수도권 출신 ‘투톱’으로 치른 지난해 총선에서 참패한 사실을 거론하며 중요한 것은 지역 안배가 아니라는 반박 논리를 펴기도 한다.

지역 안배론은 “영남 당대표와 충청 대선후보가 필승 조합”이라는 논리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충청 출신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둘러싼 기대를 자극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윤석열’은 그만큼 핵심 키워드다. 대선정국의 ‘최대어’로 부상한 윤 전 총장을 어떻게 영입할지는 국민의힘 안팎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벌써 당권 주자마다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당권 도전을 준비 중인 김웅 의원은 “전당대회 끝나고 빨리 들어오라”고 언급했다.

그러자 윤영석 의원은 출마를 선언하면서 “특별하게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거리를 뒀고, 출마를 예고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윤 전 총장과 친소관계를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했다”고 김웅 의원을 직격했다.

‘룰’ 변경 문제도 뜨거운 감자다.

당원 투표 70%와 일반시민 여론조사 30%로 대표를 선출하는 현행 룰과 달리, 당원 비중을 50~60% 수준으로 낮추자는 주장이다.

결국 특정 후보별 유불리 논쟁으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

세 가지 키워드는 전당대회를 넘어 올 가을 대선후보 경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전당대회 전 복당이 유력한 5선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초선 김웅(51) 의원을 겨냥해 “일찍 핀 꽃은 일찍 시든다”고 직격했다.

홍 의원은 이날 SNS에서 “막무가내로 나이만 앞세워 정계 입문 1년밖에 안 되는 분이 당 대표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좀 무리가 아닌가”라면서 “좀 더 공부하고 내공을 쌓고 자기의 실력으로 포지티브하게 정치를 해야 나라의 재목으로 클 수 있다”고 시기상조론을 거론했다.

40대 당 대표가 다수 배출됐던 영국이나 유럽의 사례와 관련해선 “영국·유럽에서는 16세에 정당에 가입해 정치활동을 시작, 40대 초반에 이미 다선, 중진의원이 된다”며 실정이 다르다고 일갈했다.

홍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복당 문제를 거론할지 주목된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