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정정연 연극배우

일년간 수입 끊겨 전업 고민

연극무대 향한 열정은 여전

스태프로라도 참여하고파

▲ 정정연 연극배우
“사실 이제는 지쳤어요. 오랜 세월 연극 무대에 서며 손에 수입을 챙겨보지는 못했지만, 지난해는 더 심했어요. 돈은 고사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머릿속이 하얗게 되더라고요.”

30여 년 세월 연극무대에 올랐던 울산연극협회 회원 정정연씨. 그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단 한편의 무대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는 배우로 활동하며 더 큰 꿈을 위해 울산대학교에서 성악도 다시 배웠다. 뮤지컬에 도전하기 위해 음악을 더 알기 위해서다. 올해 2월 학교 과정은 마쳤지만, 코로나로 인해 그의 꿈이 실현될 공간은 없었다.

“지도 교수님과 문화재단 관계자들과 코로나 이후에 대해서 많은 상담을 했어요. 코로나 상황이 좋아질 때를 대비해 보자는 이야기도 나눠 봤지만 당장 뾰족한 대책이 없을 것 같더라고요. 지난 세월이 허무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사실 그동안 연극을 하며 받은 출연료를 모두 작품과 봉사활동에 재투자했다. 1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직접 대본을 써가며 어린이들을 위한 연극 무대를 꾸미기도 하고, 학교 무료 강의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수입이 끊어지면서 이런 활동도 못하게 되자 절망했다. 이에 최근 들어 고정적인 수입이 있는 직장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도 하고 있다.

“점점 나이가 들면서 안정적인 수입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어요. 연극을 하고 싶지만, 수입이 없으니까 너무 지치더라고요. 노후대비도 이제 필요해요.”

이렇게 말했지만, 그는 여전히 연극 무대에 대한 미련을 남겨뒀다. 바로 배우로 무대에 오르지 못한다면 스태프로라도 참여하고 싶다는 것이다.

“음향, 무대 설치, 티케팅 등 공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라도 가능하죠. 코로나가 끝나면 또 무대에 오를 날도 곧 돌아오겠죠.”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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