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장애예술인 활동 보장할 채용·문예기금 지원 절실

뮤직팔레트 단원 일부 기업채용
예술활동 보장과 소속감·자부심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제
올부터 지자체·공공기관 시행

▲ 울산지역 장애인예술단 뮤직팔레트 예술인들이 지난 11~14일 열린 고래축제에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장애예술인 채용 통한 활동 지속 중요

울산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발달장애인 송종구씨는 지난해 7월부터 울산 사회적기업 ‘우시산’에서 일하고 있다. 울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과 우시산의 공동 프로젝트에서 두각을 보였고, 이후 우시산에 입사해 캐릭터 상품 등 디자인 업무를 맡고 있다. 송씨는 발달장애 예술인 그림 공모전 등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전문성을 바탕으로 업무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우시산에서 송씨가 고래 등 여러 바다생물을 디자인한 이불이 출시되기도 했다.

또 울산지역 장애인예술단 뮤직팔레트 소속 20~30대 예술인 10명은 동강병원, 울산대병원, SK케미칼 등에 문화예술분야 직원으로 채용돼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드럼, 바이올린, 플루트, 첼로, 클라리넷, 피아노, 기타 등 다양한 악기를 다루는 이들 예술인은 매일 4시간가량 모여 개인 연습과 합주를 하고 단체로 때로는 앙상블을 꾸려 공연을 펼치고 있다.

장애예술인의 활동을 돕고 있는 강희순씨는 “다양한 분야에서 장애예술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비장애예술인과 달리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예술 활동을 계속 이어 나가기가 쉽지 않다. 기업체 등에 채용돼 활동하면 사회활동을 하며 소속감과 자부심도 느끼고 예술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기업 적극적인 메세나·공공기관 동참 필요

점차 문화 향유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울산의 예술 생태계는 비장애 예술인들도 문예 기금이나 기업의 지원인 메세나 없이 창작활동을 이어가기란 쉽지 않다. 지난해부터 울산관광문화재단이 장애예술인을 위한 지원사업을 별도로 마련해 지원을 펼치고 있고, 올해도 장애예술인 창작지원사업에 16건이 접수돼 장애예술인 9명에 각각 전시·공연 등 창작지원금 400만원씩이 지원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장애인고용공단을 통한 기업체 장애예술인 채용도 1년마다 재계약을 거쳐 최대 2년간 가능해 예술 활동의 지속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그나마 올해부터 장애예술인이 자립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직업으로서 예술가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 제도’가 시행된다. 제도 시행으로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전체 창작물 구매 예산 가운데 3%를 장애예술인 미술품·공연 등에 사용해야 한다.

지역 예술계 관계자는 “아직도 수도권 외 지역에서 장애예술인이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하고, 또 장애인들이 문화를 향유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무조건적인 지원이나, 호혜의 측면에서 장애예술인의 문화를 볼 것이 아니라 함께 즐기는 것이 진정한 문화라는 것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정책과 지원이 추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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