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뉴스]상비군 없는 ‘나토 회원국’ 아이슬란드, 북미-유럽 갈등에 국방·외교전략 ‘기로’

2025-04-29     연합뉴스
▲ 아이슬란드 케플라비크 기지의 노르웨이군 F-35 전투기. EPA=연합뉴스

지질학적으로 북미 대륙과 유럽의 중간에 위치한 아이슬란드가 최근 국제 정세가 급변하면서 북극해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기로에 놓였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이 아이슬란드가 북미와 유럽 양측 사이에서 자국 이익의 균형을 잡으려고 시도하면서 국방과 외교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집권을 계기로 이른바 ‘노르딕’ 국가 5개국 중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는 자체 국방력을 강화하고 있으나, 아이슬란드는 이와는 다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인구가 40만명이 채 되지 않는 섬나라인 아이슬란드는 특이한 점이 많은 나라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지만 상비군이 없다. 유럽에 뿌리를 둔 나라지만 유럽연합(EU) 회원국은 아니다.

아이슬란드 내에서는 현재 사실상 전적으로 미국 등 나토 동맹국들에 의존하고 있는 국방 분야에서 자국이 더 능동적 역할을 해야 할지 여부에 관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다른 노르딕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북극권을 비무장 상태로 유지하기를 원했으나 이것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국방 역량을 확장해야 할지 검토 중이다. 아이슬란드가 자국 어업을 보호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유지해 온 해안경비대가 국방에서 차지하는 역할도 커졌다.

2013년에 중단된 EU 가입 협상을 재개해야 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공론이 치열하다.

크리스트룬 프로스타도티르 총리는 정부가 더 시급하다고 보는 국방 정책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 나서 2027년에 EU 가입 재추진 여부에 관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계획이지만,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때문에 EU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북서쪽의 그린란드와 남동쪽의 노르웨이와 영국 사이의 차가운 바다 가운데 위치한 아이슬란드는 수십년간 전쟁 우려를 하지 않고 평화를 만끽하며 살았으나 최근 주변 정세가 급변하면서 전반적 정책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