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 추가 제재 고려”
석유 등 자원수출 수익성 악화 조치 등 거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고려 중이라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그간 거론돼 온 추가 제재 방안 추진에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대(對)러시아 추가 제재 방안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러시아의 돈줄인 석유 등 자원 수출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조치들이다.
이달 들어 열린 유럽연합(EU) 회의와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 등에서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선을 50달러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앞서 G7과 유럽연합(EU), 호주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산 원유에 배럴당 60달러의 가격 상한선을 설정했다.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아울러 러시아가 다른 나라 선박을 이용해 자국산 원유의 원산지를 숨기고 수출하는 데 쓰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을 더욱 적극적으로 적발하고 제재 대상을 늘리는 방안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석유, 가스, 우라늄 등 다른 천연자원을 러시아로부터 구입하는 국가들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2차 제재’ 방안도 미국 의회에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전을 계기로 EU와 미국 수출길이 끊기자 중국과 인도 등에 대한 수출을 늘려왔다.
우크라이나전 발발 직전 해인 2021년 러시아의 수출에서 차지하는 수출대상국 비중이 유럽 48.0%, 중국 14.6%, 미국 5.8% 등이었으나, 전쟁 발발 이듬해인 2023년에는 중국 32.7%, 인도 16.8%, 유럽 14.4%로, 유럽 비중이 줄고 중국과 인도의 비중이 급상승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 자원을 우회 경로로 구매하는 중국·인도·튀르키예 기업들과 관련자들에게 강력한 금융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25일에 추가 제재 방침을 언급한 것은 질문을 받고 답하는 과정에서 “물론”(Absolutely)이라고 단 한 마디만 한 것이어서, 추가 제재 추진에 소극적이던 기존 태도를 바꾼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전에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하는 방안에 관해 말했는데, (이제는) 더욱 진지하게 고려중인 것인가”라는 기자 질문을 받고 “물론이다. 그(푸틴)는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는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다. 나는 그 점이 기쁘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