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AI 도입하고 싶지만…인력·자금 부담”
지역기업 관심속 부담 호소 중기-대기업 간 격차 뚜렷 맞춤 지원정책 필요성 고조 멘토링 체계 구축 목소리도
2025-11-24 서정혜 기자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AI도입 격차가 커서 도입 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자체와 정부 차원의 마중물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울산 울주군 온양읍의 자동차 부품업체 A사는 최근 제조 AI 도입과 관련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제조 인력 확보가 어렵고, 품질을 지속 높이기 위해서는 공장 자동화와 제조AI 도입이 필수적이지만, AI 전문인력 구인난과 신규 사업비 마련 부담에 시도조차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 기업은 국내외에서 열리는 관련 박람회에도 참여해 최신 기술 동향도 챙기고 있지만, 실제 공정에 딱 알맞게 적용하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또 초기 설비 등 시설투자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아 애만 태우고 있다.
이 회사 대표는 “울산시나 지원기관에서 하는 사업에도 참여를 고려해봤지만 기회는 앞서 관련 사업에 참여해 본 기업들에게 돌아가는 것 같았다”며 “서류 작성이나 절차도 까다로워서, 처음 시작하는 중소기업은 어려운 것이 한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에 선정되더라도 세부적으로 추진을 하려면 고급 전문 인력을 확보해야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주 외동읍의 자동차 부품사 B사는 최근 용접과 검사공정, 안전분야 일부에 제조 AI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 업체는 내년도 사업 계획에도 포함하는 등 적극적으로 추진을 하려고 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다.
특히 자동차 부품사는 생산품이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업체마다 세부 공정이 다 달라 실제 적용했을 때 성공적으로 잘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또 실제 도입까지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데, 선뜻 투자에 나서는 것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업체 대표는 “AI를 제대로 도입하려고 하면, 직원들부터 공감대를 형성해서 준비해야 할 것 같아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난제가 많다”며 “전문 인력 수급도 문제지만, 업계 선진 사례도 살피면서 벤치마킹 하려고 하는데, 딱 맞는 사례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업의 어려움은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 한 ‘기업의 AI 전환 실태와 개선방안 보고서’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제조기업 10곳 중 7곳(73.6%)은 AI 투자 비용이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기업의 비용 부담은 대기업(57.1%) 보다는 중소기업(79.7%)이 높았다.
또 AI 활용을 위한 관련 인재 확보도 응답기업의 80.7%가 ‘없다’고 답했다.
이에 대한상의는 “AI 전환을 위해 기업 역량에 맞는 맞춤형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며 “일률적 지원보다는 자사 전략에 따라 유연하게 정책 지원을 할 수 있게 제도적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도입 전 단계에는 적합한 모델을 진단·설계해 주는 컨설팅을, 도입 단계에서는 실무 중심의 기술 지원을, 도입 후 단계에서는 실무자가 지속해 AI를 운영할 수 있도록 멘토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