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방어진에 방어 축제를 제안해 본다
축제는 이제 우리의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공식등록축제, 지역별축제 등의 기준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2023~2024년의 통계를 기준으로 볼 때 전국의 축제 수가 대략 1000여개 이상으로 짐작해 볼 수 있고 이 또한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물고기를 소재로 한 축제를 살펴보니 ‘화천 산천어축제’를 비롯하여 ‘평창 송어축제’ ‘인제 빙어축제’ ‘양양 연어축제’ ‘포항 과메기축제’ ‘제주 최남단 방어축제’ 등 많은 축제가 있다.
며칠 전 ‘2025년 방어진 회축제 성료’라는 모 일간지 기사를 봤다. 지난 11월15일 방어진에서 개최된 ‘방어진 회축제’에서는 대방어 해체 쇼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방어(魚) 얘기를 해 보고 싶다. 방어는 대표적인 겨울 어종으로 11월에서 다음 해 2월에 걸쳐 많이 잡히는데 방어가 가장 많이 잡히는 곳으로 울산 방어진에서부터 포항 사이의 해역과 제주 모슬포로 알려져 있다. 경상도속찬지리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방어진유사(동구문화원) 등의 문헌에 의하면, 방어진(方魚津)이란 지명이 처음에는 왜구를 방어하기 위한 진지가 소재하여 방어진(防禦陣)이라 하다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뒤 방어(魚)가 많이 잡히는 곳으로 방어진(魚津)이 되었고 다시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행정 착오든 편리함으로 인하든 방어진(方魚津)으로 변한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방어진의 지명에 방어진(魚津)이 오랫동안 존재했던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방어진이라는 지명의 역사성으로 보면 방어의 상징성이 가장 으뜸인 고장이 바로 우리 울산의 방어진이 아니겠는가. 지금은 전국의 지자체마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없는 것도 스토리텔링화하면서 창조해 내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함에도 우리는 있는 것도 무관심한 채 내버려 두고 있으니 안타깝게도 ‘제주 최남단 방어축제’에 선수를 빼앗기고 말았다. 하지만 같은 소재로 축제를 하는 곳은 의외로 많다. ‘영덕 대게축제’와 ‘울진 대게축제’ ‘울릉도 오징어축제’ ‘속초 오징어축제’ ‘삼천포 복어축제’ ‘법성포 복어축제’가 그렇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방어진에서 멋진 방어축제를 만들어 보자. 필자의 어설픈 생각일진 몰라도 ‘방어진 회축제’라는 이름이 세인의 관심을 끌기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여느 바닷가에나 다 있을 회라는 테마 자체가 그렇다.그러니 이참에 축제 이름을 ‘울산 방어진 방어축제’로 고쳐서 ‘제주 최남단 방어축체’와 경쟁해 보는 것도 해볼만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차제에 방어진의 지명을 다시 방어진(魚津)으로 복귀함을 검토해 봄이 어떨까. 전국엔 같은 이름의 지명이 여러 곳 있지만 방어진이란 지명은 울산 방어진 이외에는 없다. 방어(魚)의 고장 방어진(魚津)이 우리 고장 방어진의 정체성을 분명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방어진의 이름을 제대로 살려보자.
필자가 남구문화원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강원도 화천문화원 한 관계자는 “화천 산천어축제는 군을 중심으로 한 관에서 지원을 해주고 축제의 주관은 화천문화원에서 하는데 큰 성공을 거두다 보니 화천군수가 기뻐서 화천문화원에 여러가지로 지원을 많이 해 준다”라는 말을 전해 들은 바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산천어축제는 더욱 활기를 띠어 금년(1월11일~2월2일)에는 산천어축제에 다녀간 관광객 수가 186만명에 달했다 한다.
물고기를 테마로 한 축제로선 최고의 성공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의 ‘방어진 회축제’는 지역 상인들의 자체 노력으로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때,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수반된다면 훨씬 더 큰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는가. 더 하고 싶은 얘기가 있지만 지면의 한계가 있어서 줄여야겠다. ‘울산 장생포 고래축제’가 장생포 사람만의 축제가 아니듯, ‘울산 방어진 방어축제가’ 울산을 대표하는 축제가 되어 대왕암공원, 슬도와 함께 지역의 효자 관광 명품으로 거듭 나길 기대해 본다.
김성용 전 한국문화원연합회 부회장 전 울산광역시 남구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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