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도 경쟁력 대열에
2001-01-14 경상일보
"무능력 교사를 떠나게 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이돈희 교육부장관의 발언이 천파만파의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전교조와 한국교련 등 교원단체들이 이에 크게 반발하고 나섰는가 하면 학부모와 학생들은 오히려 교육부장관의 말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육문제를 보는 시각과 인식에서 큰 차이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학교 붕괴"가 거론될 정도로 심각한 오늘의 우리 교육문제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이같이 교사와 교육당국자, 학부모·학생의 생각에 큰 괴리가 있는데서도 찾을 수 있지 않나 싶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내놓은 "학교교육 위기의 실태와 원인분석" 보고서에서도 교사와 학생 사이에 교과수업 등에 대한 인식격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이 교육부장관이 교육정책 워크숍에서 한 말은 교육개혁에 경쟁체제를 도입시킨 신자유주의의 확산으로 그렇지 않아도 "퇴출위기"를 느끼고 있는 많은 교사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음직하다. 특히 "학교가 학원과 경쟁해서 이길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학원교사들이 연구·교수 활동에 엄청난 시간을 할애하는 데 반해 학교교사는 도무지 연구하지 않기 때문이다"는 발언에 대해 교사들은 분통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오늘의 학교위기는 교사들이 혼자 책임질 일도 책임진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교사들도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어찌보면 희생자다. 해마다 교육정책은 바뀌고 학교에서는 수업이외의 과외업무가 늘어나 교사들이 따로 공부할 시간이라고는 없는 게 현실이다. 학교교육문제는 교원단체가 지적한대로 "정부의 정책실패로 인해 교원들의 사명감과 사기가 저해됐기 때문이며 교원 재교육 등에 등한시한 정부의 책임"이기도 하지만 "교사의 무능이나 무사안일"에서도 기인한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 기회에 교사들은 학교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교사입장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학생, 학부모의 입장에서도 한번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좋든 싫든 이제 교육계에서도 경쟁은 불가피하다. 우리나라의 직능분야 가운데 가장 중요하면서도 매너리즘에 빠진 곳이 교육계라고 한다. 위기 상황속에 각계가 피눈물 나는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는 때 교사들도 스스로를 한번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