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상당수 채팅때 직업, 혼인사실 속여

2001-01-12     경상일보
"실제의 나와 인터넷 채팅시 나는 딴사람." 인터넷 채팅을 매개로 한 범죄가 속출,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 상당수가 사이버 공간에서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소비자아동학부 이순형 교수는 12일 "인터넷통신인 유니텔을통해 지난해 5월 전국의 네티즌 2천1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사이버 공간에서 직업을 사실대로 밝힌다고 답한 사람은 59.9%(1천298명)뿐이며 사실대로 밝히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무려 40.1%(870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교수는 유니텔에 설문조사지를 올려놓고 이 설문조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유니텔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특히 자신의 혼인상태에 대해서는 60% 이상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실제로는 기혼이면서도 미혼이라고 속이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추정된다.  응답자중에서 혼인상태를 사실대로 밝힌다고 답한 사람은 39.4%(854명)인 반면에 사실대로 밝히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60.6%(1천314명)를 차지했다.  전체 조사자중 11.4%(248명)는 자신이 남성인지, 여성인지 성을 사실대로 밝히지 않고 위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채팅할 때 실제는 동성이지만 이성간인 것으로 속고 있는 경우도 적지않다는 것이 통계조사로 확인됐다.  뿐만아니라 조사 대상 네티즌 중 58.6%(1천270명)는 온라인상에서는 평소 자신의 언행과 다른 태도를 취하며 9.3%(202명)는 성격까지도 변화한다고 답변, 채팅시 이중정체성을 갖는 네티즌이 상당수임을 입증했다.  이 교수는 "채팅 등을 통해서 자신의 신분이 노출됐을 때 가져올 상대적 위험을 고려해 자아위장을 빈번히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정체성 왜곡현상은 사이버성폭력의 증가에 일익을 담당하며 채팅이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실제 성폭력 발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