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궁로씨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
2001-01-12 경상일보
올해는 울산에서 일간 신문의 신춘문예에 입상한 사람이 한명도 없는 가운데 울산시 북구 매곡동 이궁로씨(42)가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눈길을 끌고 있다. 당선작은 역에서 흔히 느끼는 인생을 생생한 언어로 포착해낸 〈기차역에서 서성이다〉. ""역을 지나쳐 가는 저 열차처럼/ 삶도 그냥 지나쳐 가야 할 때가 있는 것일까./대합실 밖에서 흔드는 이별의 손짓도/ 더 이상 슬프지 않다./ 이별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하는 것과/ 재회를 꿈꾸며 사는 것도/ 열차가 다시 제 철로를 밟고 돌아오는 것처럼/ 생의 어느 지점에서 떠났던 사람이/ 자신이 알지 못하는 때에/ 한번은 돌아올 것을 믿는 때문이고/ 자신이 타야할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침묵이/ 세상의 침묵으로 이해되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심사위원들로부터 "인간의 기다림에 대한 시간적 관념의 문제와 이별이라는 현실적 아픔을 적절하게 전해주는 메시지가 드러났다"는 평을 얻었다. 올해 국제신문 신춘문예 본선에도 올랐던 이씨는 "이제 출발선에 섰을 뿐"이라고겸손해하며 "인간내면을 들여다보고 인생을 성찰하는 철학이 담긴 시를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농민신문은 일반 일간종합신문은 아니지만 발행부수가 만만찮아 문단에서는 일간신춘문예만큼 평가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발행하는 계간 〈다층〉은 "2001신춘문예를 진단한다"라는 주제로 신춘문예 입상작을 다루면서 농민신문도 포함, 이씨는 〈다층〉 봄호에 당선시 외에 신작시도 1편 발표한다. 고향 충북 제천이 고향인 이씨는 5년전 울산대 사회교육원 문예창작과에 들어가면서 시공부를 시작했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