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광우병 파동 정치위기 초래

2001-01-10     경상일보
독일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독일 축산업에 일대 타격을 가한 광우병 파동이 정치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집권 후반기에 접어든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내각이 갖가지 정책적 오류와 스캔들로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광우병 위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아온 안드레아 피셔 보건장관과 칼-하인츠 풍케 농업장관이 동반 퇴진하는 불행한 사태를 맞이해 독일 정부의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슈뢰더 총리 정부는 지난 98년 10월 출범이후 지금까지 어느 정도 안정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 잇따라 터지는 대형 사건으로 14명의 각료중 이번에 사임한 2명의 각료를 포함, 7명이 사임 요구에 직면하는 등 총체적인 위기에 몰리고 있다.  특히 이들 각료의 사임이 상황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슈뢰더총리에게 더욱 부담이 되고 있다.  광우병 위기와 열화 우라늄탄 논란이 벌어지면서 관련 장관의 책임론이 대두할 때마다 슈뢰더 총리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들을 옹호했으며 이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녹색당 출신인 피셔장관의 사임으로 사민당-녹색당 연립정부의 협력체제에 균열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정치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이번 각료 사임으로 현재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사임 압력을 받고 있는 다른 장관들에게까지 연쇄적인 파급효과가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요시카 피셔 외무장관은 과거 학생운동 시절의 폭력행위 전력이 문제되고 있으며 루돌프 샤르핑 국방장관은 열화 우라늄탄의 위험성을 이미 지난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로부터 통보받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스 아이헬 재무장관은 군용기를 사적인 여행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발터 리스터 노동장관은 무리한 연금개혁으로 노조와 정치권 양측으로부터 모두 거부당하고 있다.  또한 율리안 니다-뤼멜린 문화장관 지명자는 인간복제를 허용하는 듯한 발언으로 야당과 종교단체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언론들은 슈뢰더 총리가 오는 2002년 총선에서 재집권하기 위해서는 내각을 과감하게 물갈이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슈뢰더 총리가 올여름 의회휴회기가 시작되기 이전에 위에서 거론된 각료들 중 상당수를 교체하는 내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를린=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