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에 동제당을 가진 마을 88%

2001-01-09     경상일보
"21세기에도 동제는 유효하다." 울주군 지역의 대부분 마을이 동제당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동제를 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대학교 건축학과 한삼건 교수와 강혜경 박사 부부가 최근 울주문화원(원장 이두철)에서 펴낸 〈울주군의 제당〉에 따르면 이들이 조사대상으로 삼은 울주군 289개 마을 가운데 88%인 253개 마을에 제사공간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제사를 지내고 있는 마을은 233개로 80%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행정구역의 개편으로인해 한 마을에 두개의 제사공간을 둔 마을이 29개소, 3개가 4개소, 4개가 1개소 등으로 나타나 제사공간의 수가 293개로 마을 수 보다 많았다. 반면 제사공간이 없는마을도 나타났다.  이는 1936년 조선총독부가 조사한 동제실태조사에서 나타난 70%보다 더 증가한 것으로 동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오히려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사공간에는 수령이 오래된 당수나무를 가진 마을이 가장 보편적이고 강동면 남정자마을을 비롯한 5개소가 장승을 갖고 있으며 웅촌면 검단마을과 강동면 화암마을은 돌무더기와 커다란 바위가 제사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밖에 위패를 모시거나 비석을 세운 곳도 있다.  건축물은 대부분 사방 1칸의 기와지붕 흙벽 나무문으로 구성된 전통적인 양식을 취하고 있다. 당수나무 앞에 제단을 두거나 제사그릇 등을 보관하는 부속사를 둔 마을도 있다.  지난 99년 7차례에 걸쳐 현장조사와 마을 노인과 이장의 면담으로 자료를 모은 한·강박사는 "제사공간은 현시점에 있어서도 주민의 교류와 결속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거주지역에 대한 애착과 관심을 높이는 공동체의 구심점으로, 또는 시민정신의 원점에 제당과 동제가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들은 제사공간의 존속을 위해 △제사공간의 공동소유화와 함께 주변부 개발에 대한 제도적 제어 △전체적인 파악 △마을의 특성에 맞는 회관 △동제 형식의현대화 △동제의 마을 축제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