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은 미지근한 물수건마시지로
2001-01-09 경상일보
감기기운이 있는 듯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그냥 재웠던 아이가 한밤 갑자기 열이 올라가 고통을 호소하면 부모들은 대부분 당황해 어쩔줄을 모르게 된다. 온몸에 열이 올라 심장박동이 빨라진 아이가 호흡도 곤란해보이고 불쾌감을 호소하며 칭얼대기 시작하면 혹시 하는 두려움에 병원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열이 오른다고 해서 너무 두렵게 생각하지는 않아도 된다. 동강병원 이동진 소아과장은 “당뇨병이나 심장병, 갑상선질병, 만성 간질환 등 에너지가 계속 소모되는 만성 소모성질환을 평소 앓고 있는 아이가 아니라면 반드시 응급실을 찾을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응급처치로 대부분 열을 가라앉힐 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들 고열환자에게 하는 응급처치로 얼음찜질을 많이 하는데 이것은 열이 난 아이들이 갑자기 차가운 것이 피부에 닿으면 놀라 더 힘들어하고 또 근육이나 혈관의수축을 가져와 체내 열이 외부로 발산되는 작용을 방해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차가운 물이나 얼음보다는 미지근한 물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욕조에 물을 받아 아이를 넣는데 이 보다는 물수건으로 마사지하듯 온몸을 닦아준 뒤 자연스럽게 물기가 증발하도록 옷을 벗긴 채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물기가 증발하면서 피부표면의 열을 가져가므로 해열효과가 더 크다. 아이가 의식이 있을땐 차가운 물을 마시게 하는 것도 열을 내리는데 도움이 된다. 휘발성이 강한 알코올은 빠른 해열효과는 낼 수 있지만 어린이에게 저혈당, 호흡곤란 등의 독작용이 우려되므로 요즘은 병원에서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렇게 응급조치를 취했는데도 아이의 열이 내려가지 않으면 해열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열이 많이 올라가면 부모들은 급한 마음에 해열제부터 먹이게 되는데 정확한 처방없이 해열제를 과신하게 되면 부작용의 위험이 높으므로 가급적 다른 응급처치를 해본뒤 해열제를 먹이는 것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권한다. 감기로 인한 발열은 보통 2~3일이면 가라앉는다. 감기증상으로 병원치료를 받고 있더라도 5일이상 열기운이 지속되면 다른 합병증의 우려가 크므로 보다 정밀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애정기자 lov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