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조작 운전학원 무엇이 문제인가
2001-01-07 경상일보
운전면허시험 응시자들에게 완벽한 운전행위가 가능하도록 교육해야 할 자동차전문학원 강사가 합격률 높이기에 눈이 멀어 시설을 조작, ‘불량 운전면허시험 합격자’를 양산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지난 97년부터 시행된 자동차전문학원제 도입당시 제기된 문제점이 현실로 드러난 것으로 이에 대한 제도개선 등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이번에 울산지방경찰청에서 적발된 양산의 한 면허시험장의 부정행위는 장내기능시험장에 설치된 차량 바퀴감지 센서를 작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수법. 학원 기능강사가 기능검정원이 시험을 치기전 ‘영점테스트’를 마친뒤 곧바로 시험장내 코스(S·T·Z·주차장)의 외곽선의 호스에 들어있는 공기를 빼내 내부에 있는 센서의 정상작동을 방해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응시생들의 차량바퀴가 외곽선에 걸리더라도 5점의 감점 처리가 되지 않는다. 즉 이곳에서 시험을 치는 응시생들은 100점 만점의 장내기능시험시 코스 통과에서 1점도 감점되지 않아 대부분의 응시생들이 70(2종)~80점(1종)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합격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경찰이 단속을 벌인 지난 5일 이 학원에서는 모두 43명이 기능시험을 치러 이중 40명이 합격, 93%의 높은 합격률을 보였다. 이 사건과 관련해 이학원 강사들은 학원측이 매월 합격률이 높은 강사에게 지급하는 포상금을 받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동차전문학원의 높은 합격률은 오래전부터 부정시험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울산의 경우 9개 전문자동차학원의 지난 99년 7월 이후부터 2000년 9월말 현재까지시험합격률은 93.5%(장내기능 92%, 도로주행 95%)로 국가 시험장인 상북시험장의 50%(장내기능 47%, 도로주행 57%)보다 두배이상 높았다. 이처럼 높은 합격률에 대해 학원측은 응시생들이 매일 연습하던 곳에서 시험을 치루기때문이라고 하지만 합격률 편차가 너무 큰데다 전문학원이 운전면허시험의 모든 검정권한을 갖고 있어 부정이 개입될 소지가 높았다. 지난해말 울산지방경찰청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도 국회 행자위소속 한나라당 하순봉의원이 울산지역 전문학원의 높은 합격률을 지적, “전문학원내에서 출석사항 조작, 허위 기능검정 등의 부정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며 경찰의 강력한 단속등 제도개선을 요구한바 있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자동차전문학원의 객관성 있는 운전면허시험관리를 위해서는 기능 시험당일 경찰관을 상주시키고 학원의 운전면허 업무 상시 감사 실시 등 제도적장치마련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곽시열기자yeol@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