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선수협에 단독가입 선언
2001-01-03 경상일보
침묵을 지키던 "국민타자" 이승엽(25·삼성)이 전격적으로 프로야구선수협의회에 단독 가입을 선언했다. 이승엽은 3일 경산볼파크에서 4시간여 동안 가진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 모임후 "방출된 선수들을 살리기 위해 선수협에 가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 선수단은 선수협 가입 여부를 개인의 의사에 맡기기로 했고 이후 발생할수 있는 각종 불이익에 대해선 각 자 책임을 지기로 결정했으나 이승엽은 "동료들의선수 생명이 끊기는 것을 그냥 쳐다볼 수 없다"며 가입 의사를 분명히 했다. "최근 선수협이 세불리기에 성공했으나 구단들이 직장폐쇄를 발표하는 등 강경조치를 거듭하는 것을 보고 가입을 최종 결심했다"고 밝힌 이승엽은 "구단이 어떠한 조치를 취하더라도 받아들일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엽은 또 "나는 선수협에 가입하는 것만으로 내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선수협 집행부에서 더이상의 역할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삼성 선수중 유일하게 가입의사를 밝힌 이승엽은 4일 오전 구단측과 한 차례 면담을 가진 뒤 선수협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해 "선수협 파동"이 처음 터졌을 때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기자회견까지 가졌던 이승엽이 뒤늦게 선수협 가입으로 돌아선 것은 심리적인 부담감으로 풀이된다. 최근 선수협을 지지하는 극성 팬이 인터넷에 "안티 이승엽 사이트"를 만들어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등 일부 네티즌들이 자신을 배신자로 몰아세우자 이승엽은 심적갈등을 견디지 못하고 선수협 동참으로 돌아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과 함께 선수협 미가입 구단으로 남아있는 현대 유니콘스 선수단도 이날 오후 수원구장 인근 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팀 합동훈련을 거부하기로 했다. 현대 선수단은 선수협 가입을 주장하지는 않았으나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동자 6명에 대한 방출조치를 철회하지 않고 선수협과 구단의 대치국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팀 합동 훈련에 참석할 수 없다고 결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