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소설가 무크 소설 1세기 펴내

2001-01-02     경상일보
울산지역 소설가들이 매년 펴내고 있는 무크 〈소설 21세기〉 제4호가 나왔다.  도서출판 세손이 펴낸 이번 4호에는 김웅 문선희 박종관 이양훈 조돈만 고영엽 권비영 김수용씨 등 지역 소설가들이 참여했다. 평론가 남송우씨(부경대 국문과 교수)가 김웅씨의 〈땅따먹기〉를 평한 〈진정한 공동체의 삶을 위하여〉도 함께 실려있다.  김웅씨는 중편소설 〈사바사바〉의 상편을 내놓았다. 그는 70년대 고등공민학교에서 중학교 인가를 내는 과정에서 좋은 교사 되려는 젊은 교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술수에 능한 사람이 학력을 조장하여 교장이 되고, 교사들도 만들어낸다는 줄거리로 그동안의 작품에서 그랬듯이 서민들의 입장에서 보는 세상의 부조리함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계속된다.  문선희씨는 단편소설 〈먼산은 푸르게 보인다〉를 실었다. 결혼전에서 남동생을, 결혼 후에는 시동생을 보살피면서 살아온 수영이 주부로서, 여성으로서 삶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박종관씨는 중편소설 〈오류(誤謬)의 역사(役事)〉를 발표했다. 이데올로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던 시대를 지나 오늘날에는 지연과 학연을 또다른 메카시즘으로 이용, 부분을 전체로, 또는 전체를 부분으로 매도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인간으로부터 인간이 소외당하는 현실을 이야기하면서 편견에 앞선 휴머니즘 회복을 주장한다.  이양훈씨는 〈X의 얼굴〉에서 뚜렷한 주제 없이 추리소설 같은 기법으로 전개하고 있다. 기업체 안에서 자금을 유출한 X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인간의 절박한 상황, 기업체의 비리를 고발하면서 결국은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승리한다는 메시지를 은근히 전하고 있다.  조돈만씨는 지난 3호에 내놓았던 중편소설 〈수평세상〉의 하편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천주교 사상 최초의 순교자 김범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천주교 박해과정이 그려지고 있다.  고영엽씨는 중편소설 〈새〉에서 "아내를 저 하늘로 날려 보내자. 어쩌면 아내는 내실 방바닥에서 뻐르적거리던 바로 그 새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아내를 옛날의 아내로 다시 돌이킬 수 없다면 차라리 그 무한대의 세계에서 두 날개를 마음껏 푸드득 거리도록 내버려두자"고 말하고 있다.  권비영씨는 〈그리운 금강산〉을 내놓았다. 북에 고향을 둔 시아버지를 모시는 주부의 눈을 통해 민족의 문제와 가족의 문제를 함께 다루고 있다.  김수용씨는 TV드라마 〈아리따의 딸〉을 통해 일본에 끌려간 무명도공들의 이야기를 찾아내고 있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