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 울산중부지사로부터 일일 명예 지사장으로 위촉돼 공단의 현안에 관해 설명 들었다.현안 내용 중 사무장병원 등 불법 개설 기관으로 인해 건강보험의 재정이 크게 흔들리고 있으며, 조사 기간 단축을 위해 공단에 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 권한이 부여돼야 한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무장병원이란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할 수 없는 비의료인 또는 비약사가 의사나 약사의 명의를 빌려 개설·운영하는 기관을 말한다.건강보험 제도는 국민의 건강과 의료 서비스 향상을 위해 존재하고, 튼튼한 건강보험 재정으로 운영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가 각각 생존하는 현상을 살펴보는 ‘미시적 접근’ (Micro Approach)이고 개별 나무들이 조화를 이루며 잘 자라는지 전체 숲의 모습을 내려다보는 ‘거시적 접근’ (Macro Approach)이 두 번째이다.경제도 마찬가지다. 경제 현상도 개별 경제주체와 전체 국민경제가 잘 어우러져야 바른 방향으로 발전하게 된다. 경제학에서는 전자를 다루는 것을 ‘미시경제학’이라 하고 후자를 ‘거시경제학’이라 정의한다.연말연시를 맞아 우리 경제가
1970년대 윤리학자 피터 싱어에 의해 ‘동물 해방’ 운동이 일었다. 인간 이외의 동물은 서구 지성사에서 오랫 동안 도덕적 보살핌의 대상으로 인정받지 못 했다. 플라톤부터 이어져 온 생각, 즉 생각하는 능력을 가진 인간만이 자연에서 특별한 지위를 가진다는 믿음 때문이다. 다만 칸트는 동물을 함부로 대하는 행위는 다른 인간에게 해악을 끼칠 수 있으므로, 동물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인간이 중심이었다.싱어는 도덕적 배려의 기준을 생각하는 능력이 아닌 고통과 쾌감을 수용하는 능력에 둬야 한다고 보았다.
가장 더웠던 10월이 지난 후, 이달 초에는 유럽 중부지역에서는 폭설로 정전사태와 교통마비의 몸살을 앓았고, 그 다음날 모스크바에서는 145년만의 기록적인 눈이 내렸다. 며칠 전 코펜하겐 대학 연구진의 그린란드 빙하 조사 결과, 그린란드 빙하의 녹는 속도가 20년 전보다 5배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 북극해서도 해빙 면적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지난 30일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가 두바이에서 198개 당사국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온실기체 감축의 구체적 이행 방안을 마련하고 약속하는 유일한 세계적 공식 회의라 13
얼마 전 눈에 띄는 공문이 있었다. ‘울산시 초등학교 교육과정 고시’. 울산시교육청 승격 이후 최초의 초등학교 지역화 교육과정이었다.솔직히 학교의 연구부장이 아닌 다음에야 국가 수준 교육과정도 총론 외에는 자세히 들여다볼 일이 없는 일반 교사가 교육과정에 관심을 가질 일이 뭐가 있겠는가. 그런데 울산 최초의 초등학교 교육과정이라니,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교육부에서나 하는 일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 반 호기심 반으로 파일을 열어봤다. 고시, 시행 등의 딱딱한 글자들로 시작하길래 얼른 다음 장으로 넘겨보니 울산시 초등학교 교육과정의
최근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내년 6월 중구도서관이 ‘종갓집도서관’이라는 새 이름으로 개관하게 되는데 이 때 책을 전시·보관할 공간이 부족해 지금까지 울산도서관에서 관리해 온 도서를 포함해 중부도서관 소유 30만 여권의 책이 대부분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고 했다.울산도서관에 있는 책은 중부도서관이 새 도서관을 지으면서 임시로 보관했던 책이다.공간이 부족해 책을 폐기해야 한다는 결정은 중부도서관이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결정은 책의 지적 가치를 모르는 데서 나온 것이다.우리 조상들은 ‘적서승금(積書勝金)’이라 해 ‘책을 쌓는 것이
초나라 영왕은 춘추시대 최악의 폭군으로 평가받는다. 영왕은 몸매가 가늘고 허리가 얇은 사람을 좋아하고 몸이 뚱뚱하고 허리가 굵은 사람을 혐오했다. 그러다 보니 당시 초나라 관리들은 출근하기 전에 거울 앞에서 허리띠를 꼭 매고 자신의 몸매를 확인한 다음에 출근했다. 관리들은 마르고 가는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 한 끼씩 밖에 먹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초나라 관리들의 몸매는 갈수록 가늘어졌다. 이들은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몸매와 허리에 대한 요구는 후궁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국왕이 허리가 가는 여자를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세계기상기구와 UN환경계획에 의해 1988년에 공동 설립된 조직으로서, 인간활동에 따른 기후변화의 위험을 평가한다. 이 조직에는 전 세계의 과학자 수천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이회성 박사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의장으로 이끌어 더욱 유명해졌다. 2023년 3월13일부터 19일까지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열린 제58차 총회에는 195개국 650여 명의 대표단이 참가했다.이 회의에서는 통합적 단기 기후행동의 시급성을 강조한 ‘제6차 평가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 보고서의
‘결초보은’. 최근 충남 법주사를 가기 위해 보은을 찾았을 때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빠져 나와 보은군으로 접어들자 곳곳에 이런 슬로건이 보였다. 영화촬영지로도 유명한 보은의 관광명소인 속리산 말티재 꼬부랑길 정상(해발 430m) 휴게소에는 아예 큰 바위에 ‘結草報恩’이라고 새겨 놓았다. 처음에는 ‘고사성어로 기발하게 도시를 홍보하구나’ 생각하며 피식 웃으며 가볍게 지나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법주사가 있는 보은이라는 지명이 ‘풀을 묶어 은혜를 갚는 의리의 고장’으로 내 머릿속에 함께 각인돼 남아 있었다. 이런 게 바로 각 자
지난달 13일 세르다헤이 이슈트반 헝가리 대사가 울산을 방문했다. 작년 9월 부임 이래 줄곧 기회를 엿보다, 울산의 2차전지 특화단지 선정과 현대차의 전동차 전용공장 착공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방문을 서둘렀다고 했다. 세르다헤이 대사와는 주 헝가리 대사 시절부터 가깝게 지내왔고, 울산 자랑을 많이 해주었던 터라,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헝가리는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와 함께 ‘비세그라드4’로 불리며, 4차 산업혁명 시대 EU의 새로운 산업단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래 자동차와 2차 전지
A씨와 그의 부친은 A씨의 조모가 2021년 사망함에 따라 상속세를 신고 납부했다. 국세청은 2022년 상속세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2020년 A씨가 거액의 부동산을 취득했으나, 별도의 취득자금 부담없이 취득한 것을 확인했다. 국세청은 부동산 취득가액을 A씨가 조모로부터 사전증여 받은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결정·고지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2023년 5월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A씨는 2001년경부터 사업소득을 얻고 있었으며, 소득내역을 국세청에 제출했다. 그동안 부동산 취득가액 이상의 소득이 있었음이 증명되는데, 국세청이
화려한 것은 위험하다. 고급 외제차에서 멋진 신사가 내렸는데 고급스러운 옷에 명품으로 치장한 채 자신의 재력과 인맥을 과시한다면 그 사람에 대해 어떤 생각이 먼저 들까? 일부는 부러워할 것이고, 일부는 경계할 것이고, 또 일부는 막연한 동경에 더하여 그 사람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경험적으로 볼 때 다수의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만나면 막연히 동경하거나 신뢰를 가지며, 마치 향기 좋은 꽃이 나비와 벌을 불러들이듯 ‘부럽다’ ‘가까이 하고 싶다’ ‘저렇게 부유하고 힘있는 사람이 나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이다’는 선입견
울산시 환경보건센터는 2022년 3월 환경부에서 지역별 맞춤형 환경보건 정책 추진을 위해 산업도시 울산의 특화된 환경보건 계획 수립과 정책을 지원해 울산시민의 건강을 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5년간 울산의 환경성질환 모니터링 및 환경보건 문제 해결을 위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울산의 환경보건 문제를 모니터링하던 중 북구 일반산단 밀집 지역 인근에 대한 주민의 민원 제기 및 해결을 위해 2023년 6월에 건강모니터링 설문조사, 건강검진, 생체 시료 조사를 실시했고, 국가산업단지뿐만 아
영원히 존속하는 건물은 없다. 유지와 보수에 힘쓰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낡게 된다. 건물을 현 상태로 사용하기 위해서 드는 유지· 보수 비용은 점점 증가하게 되고 언젠가 그 효용가치가 낮아져 비용을 들이기 보다는 건물을 허물고 새로 건축하는게 이득이라 판단해 새로운 건축물이 들어서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자금의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그 건물을 방치하게 된다. 도심 속에서 이렇게 방치된 건물이 하나 둘 생겨난다면 그러한 건물이 늘어선 지역은 그 자체로 흉물스러워 진다.지난해 울산지역의 빈집은 1691호로 집계됐다. 빈집뿐만 아니라
12월이 되었다. 한해의 마지막 달이기도하고 지난 3월부터 시작된 ‘반디교실’이 문을 닫는 시간이기도 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학기로 구분되는 반디교실은 계절별로 8~10회 정도 진행이 된다. 신청한 아이들과 함께 자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연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것이 큰 바램이라서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호흡을 한다.반디교실이 열리는 궁근정의 울산마을교육공동체거점센터는 주변 환경이 좋은 편이다, 문을 열고 나가면 냇가가 있고 그 물줄기들을 따라서 논들이 있다. 이른 봄 냇가에 핀 갯버들을 활용해서 버들피리를 만들어 불어 보
울산 울주군 삼남면 신화리 1604-1에 있는 500년 된 팽나무 보호수(사진) 이야기다.KTX울산역이 들어서기 전 삼남면 신화리 도호마을의 할배 당산나무였다. 할매나무는 인근 수남마을 팽나무지만 지금은 고사하고 흔적만 남아 있다. 정월대보름날 자정에 제를 지냈다. 신라시대부터 있었다고 전해 오는 오래된 나무다.마을 회관 옆 감나무 밭 앞 비탈진 경사면에 자리하고 있다. 세 개의 굵은 가지 곳곳에 있는 근육 같은 혹과 판근(板根)들이 기운 센 장군 같은 모습이다. 나무아래로 제당과 마을 쉼터로 이용하기 위해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 있
교수신문이라고 있다. 주로 대학과 교수들 관련 문제나 소식을 다루는데 독자층이 그러하니 내용이 어렵고 무겁다. 대학에서 정년을 맞이했고 명예교수로 있으면서도 다른 분야의 글은 이해하기 어려우니 문외한이란 말을 실감한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매년 연말이면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하였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11일 발표한다. 2023년에 후보로 오른 5개의 사자성어는 견리망의(見利忘義), 남우충수(濫芋充數), 도탄지고(塗炭之苦), 적반하장(賊反荷杖), 제설분분(諸說紛紛)이다. 응답자는 순위 없이 2개를 선택한다. 전체적으로 가장 많은
계묘년 새해의 일출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한해의 끝자락에 접어들어 대설(大雪)이 코앞이다. 매서운 찬바람, 두꺼운 옷차림, 거리에 풍기는 달콤한 붕어빵 냄새가 낙목한천이 곧 머지않음을 실감케 함과 동시에 겨울철 화재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 또한 지울 수 없게 한다. 기온이 떨어짐에 따라 가정이나 직장에선 난방기구의 사용이 증가한다. 하지만 사용에만 급급한 나머지 관리소홀, 안전수칙 미준수 등과 같이 사용자의 부주의로 인한 화재 발생 또한 증가하여 겨울철 난방기기 사용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교육청마다 교육 방향을 제시하는 슬로건을 세운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다양성이 꽃피는 공존의 혁신미래교육’, 경기도교육청은 ‘자율·균형·미래’, 부산광역시교육청은 ‘꿈을 현실로’, 대구광역시 교육청은 ‘미래를 배운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울산광역시 교육청의 슬로건은 노옥희 전 교육감의 교육철학이 반영된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으로 우리 교육청의 교육 방향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배움과 성장의 과정에 있는 한명 한명의 아이들을 모두 소중히 여기면서 각자의 발달 단계, 적성과 소질에 맞는 교육을 제공해, 아이들 누구
문수산 등산길에 갈비가 수북하게 쌓였다. 사철 푸른 소나무도 늦가을이 되면 잎을 떨어뜨려 몸을 가볍게 한다.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라 생각한다. 무성한 여름 잎을 달고서는 추운 계절을 지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식물도 아는 것이다. 빛이 귀한 계절에는 활동을 줄이고 영양분을 아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생물은 없다. 이런 지혜는 사람에게도 필요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역동적인 생활보다는 단순하고 가볍게 살아가는 태도가 어울리는 시기가 반드시 오게 된다.나무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떨어진 낙엽은 나무를 푸르게 만드는 잎만큼이나 유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