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울주군 두서면 서하리 방말마을 언덕에 서어나무 노거수를 보러 갔다가 큰 살구나무꽃을 보았던 기억이 났다. 3월 마지막 주말 아침 살구나무를 찾아갔다. 크고 둥근 나무 위로 흰 꽃을 피워 마을 입구에서부터 날보란 듯이 손짓하고 있었다.4월에 꽃이 피는데 바쁘게 꽃을 낸 살구나무는 마을 경로당 남쪽 주택가(방말길 23-1)로 들어가는 오르막길 오른편에 자리하고 있었다. 가슴높이 둘레 185cm, 키도 8m나 된다. 수령은 정확하지 않으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하면 대략 80년 전후가 될 것으로 짐작된다. 수피가 뒤틀린 모습이나
울주군청에서 웅촌로 건너편이 지통골 마을이다. 예전 닥나무가 많았다고 한다.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이 당산나무인 곰솔(사진)이다. 긴 팔을 뻗어 마을을 내려다보면서 지켜주는 장군처럼 당당한 모습을 하고 있다. 울주군 청량읍 율리 1283-22에 있다.3·1절 찾아간 나무에는 왼쪽으로 꼰 새끼줄로 만든 금줄이 둘러 있고 북어 한 마리도 매여 있다. 정월대보름날 0시에 제를 지낸 흔적이 남아 있었다. 나무 주변 낙엽들도 깨끗하게 정리한 상태다. 나무 아래에는 작은 돌 제단이 있고 굴뚝이 있는 제당 문 앞에도 금줄이 쳐져 있다. 청송마을
울산 중구 북정동 308-1에 소재한 종가시나무(사진)를 소개한다. 성안동 교차로 북쪽 언덕 위에 서 있다. 이 나무를 처음 만났을 때가 늘 생각난다. 오랜만에 2003년 만든 를 책자를 펼쳤다. 1997년도 가을 사진이 있다. 부채를 펼쳐 놓은 듯 건강한 모습이다. 나무 아래로 버스정류장 표지판이 있고 언덕을 깎아 놓았다. 이후 옹벽을 쌓았고 지금은 담장처럼 꾸며놓았다. 책에는 가슴높이 둘레가 2.27m다. 지금은 2.55m로 더 굵어졌다. 성장한 것은 아닌 듯하다. 매끈했던 주 줄기에는 혹들이 무수히 생겨났다.
‘푸른 용’의 해를 맞아 용처럼 생긴 나무를 소개한다. 울산시 중구 반구동 내황마을(내황13길 29) 곰솔(사진) 이야기다.그루터기에서부터 뱀이 똬리를 틀듯이 휘감은 채 시작된다. 쌍으로 나온 줄기는 땅에 붙어 길게 뻗어 있다. 북쪽의 줄기는 2·5m 굵기 부분부터 측정이 가능하고 뻗은 줄기는 위로 올라 풍성한 나뭇가지와 잎을 달고 있다.동쪽으로 뻗어 나아간 줄기는 2.6m지점에서 측정이 가능하다. 앞으로 3m가량 더 나아가서 다시 두 줄기로 갈라져 자란다. 이처럼 몸통이 휘어져 있는 나무를 기형목(畸形木)이라 한다. 자연의 신비로
울산 울주군 삼남면 신화리 1604-1에 있는 500년 된 팽나무 보호수(사진) 이야기다.KTX울산역이 들어서기 전 삼남면 신화리 도호마을의 할배 당산나무였다. 할매나무는 인근 수남마을 팽나무지만 지금은 고사하고 흔적만 남아 있다. 정월대보름날 자정에 제를 지냈다. 신라시대부터 있었다고 전해 오는 오래된 나무다.마을 회관 옆 감나무 밭 앞 비탈진 경사면에 자리하고 있다. 세 개의 굵은 가지 곳곳에 있는 근육 같은 혹과 판근(板根)들이 기운 센 장군 같은 모습이다. 나무아래로 제당과 마을 쉼터로 이용하기 위해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 있
“나무를 잘라낸다고 하던데요, 오래된 나무를 자르면 안 될 텐데!”법당에 있던 큰 떡을 하나 주면서 보살은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 감나무는 지난 1월, 사철 옆 손두부집에 왔다가 만났다. 어떤 감이 열릴까? 하고는 가을에 다시 와야겠다고 사진만 찍고 돌아섰다. 늦가을 주말아침, 불현듯이 생각이 났다. 감나무 유래나 알까하고 법당에 갔다가 소식을 듣게 됐다.자연석 석축 안에 서있는 감나무는 그루터기 부분은 바나나껍질을 벗겨 알맹이를 먹다 말고 심어 놓은 듯 세 갈래로 벌어져 있다. 속은 비어 있고 껍질만 있다. 나무 속 빈자
“지난 여름에까지도 괜찮았다”면서 당시 촬영한 나무사진을 보여주는 마을의 주민은 “지금 보니 잎도 작아지고 가지가 마른 곳이 많은 것을 같다”며 안타까워한다.울주군 두서면 미호리 164-11에 서있는 중동마을 느티나무(사진)는 매년 정월대보름날 오전 7시에 마을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제주가 되어 정성껏 제를 모시고 있는 마을의 당산나무다. 중동마을 주민들은 “누구라도 정성껏 소원을 빌면 한 가지는 들어준다. 풍년, 흉년이 들지도 알려준다”고 했다.‘잎이 전체적으로 골고루 피면 비가 알맞게 와 풍년이 들고 아래쪽부터 피면 초반에 비가
울주군 서생면 위양리 1264-10번지. 양암마을 당산나무 곰솔이 자리한 위치다. 마을 진입로 도로부지이고 양암마을 회관 앞이다. 마을에서는 골매기 할매나무로 매년 정월대보름날 동제를 지내고 있다.양암마을은 신라시대 ‘김동지’라는 분이 처음 들어와 살면서 마을이 형성되었고 이 곰솔은 ‘이수신’이라는 지관이 심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막고 마을 안에서 생겨난 좋은 기운은 밖으로 빠져 나가지 않도록 하는 비보(裨補)적 성격으로 심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곰솔은 바닷바람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가지를 뻗고 있다
나무 나이가 700년 되었다는 울산시 중구 우정동 회화나무 이야기다. 우정동 276-34번지에 있다. 지난 2009년 중구 보호수로 지정됐다.회화나무는 한 그루가 아니라 2그루다. 북쪽에 있는 큰 나무는 가슴높이가 2.8m나 된다. 남쪽에 작은 나무는 건물 쪽으로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다. 나무들을 살펴보면 그루터기 아랫부분에 상처 나 있다.회색빛이 나도록 외과수술 해 놓았다. 나무들 사이에 나무가 한 그루가 들어갈 만큼 공간이 비어 있다. 이들 나무는 어미나무 그루터기에서 나온 작은 가지에서 자랐음을 짐작할 수 있다. 어미나무가
울주군 웅촌면 고연리 반계부락 떡갈나무는 울릉군 도동 향나무와 함께 최고령나무로 1994년 1월 28일자 중앙지에 실리면서 유명해졌다. 당시에는 수령 2000년이라고 추정됐다. 잎이 없던 계절에 수피만을 보고 떡갈나무로 알려졌다가, 이후 잎자루가 있고 털이 없음을 보고 ‘갈참나무’로 정정됐다.조사 결과 나무의 키 17m, 가슴높이 3.7m로 나이는 402년 정도라고 판명됐다. 당초 알려진 것보다 1600년 젊어졌다. 앞서 보호수 안내 간판에는 수령 402년으로 기록돼 있다가 지금은 수령 400년으로 정정돼 있다. 나무 가슴높이 둘레
“예전보다 태화동 이팝나무 꽃이 덜 풍성한 느낌입니다.”지난 4월, 울산시 중구 태화동 이팝나무 꽃이 만개한 모습을 본 사진작가들의 이야기이다.태화루 맞은편 태화시장 주차장에 우뚝 솟은 수령 300년으로 추정되는 태화동 이팝나무는 2009년 12월 중구 보호수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는 보호수다. 옛 태화동사무소가 있던 주택가 안에 위치한 이 이팝나무가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은 불과 몇년 안된다. 골목 안쪽에서 자연상태로 보호되고 있을 때는 3그루가 꽃을 피웠는데 지금은 2그루만 살아 있다. 태화시장 주차장 조성공사 때 주택을 철거하고
지난 4월 초순,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 범서체육공원 뒤편에 화려한 꽃이 핀 이름 모를 나무군락이 있다는 지인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짙은 분홍 꽃이 핀 키 큰 나무가 벚꽃은 아닌 것 같은데 이름이 무엇인가? ”는 궁금증을 던졌다. 짬을 내 현장으로 달려가보니 ‘박태기나무 꽃’이었다.현장에서 본 키 큰 박태기 나무 군락은 필자도 처음 볼 만큼 웅장했다. 수고가 덤프트럭의 두 배가 넘을 정도로 높이 웃자랐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박태기나무는 낙엽이 지는 작은 키나무로 3~4m까지 정도 자란다고 나무도감에 기
“울산에서 가장 오래된 매화나무가 아닐까 합니다.” 집 주인은 나무를 소개하는 첫 마디로 크고 오래된 나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3월 11일, 무학산에 올랐다가 울주군 범서읍 사일마을로 내려오는 길목 첫 주택 정원에서 만난 매화나무 이야기다.매화나무 키는 4m, 가지 벌림은 5m정도 되는 아담한 수세다. 나무 가지마다 흰색의 꽃을 달고 있고 꽃 사이로 벌들이 왕래를 하고 있었다. 나무 밑둥 둘레는 1.51m다. 나무 주 줄기 반쪽이 썩어 벌어졌다. 이로 인해 나무 안쪽의 짙은 부분인 심재(心材, heartwood)를 눈으로 확인
울산 중구 길촌마을에 있는 당산나무 곰솔은 주민들이 보호하고 있는 나무다. 주민들이 누가 심었는 지를 알고 있다는 것도 노거수로는 드문 사례다.“호조참판(종2품)을 지냈던 김해 김씨 두일 어른이 돌아가신 해(고종 23년, 1886년) 그의 아들인 종탁 어른이 심은 나무”라며 “150~180년 정도로 추정된다”고 심은 분의 고손자인 김호배(67) 통장이 알려준다.나무의 유래를 아는 만큼 나무를 대하는 주민들의 관심과 애정 또한 남다르다. 당제를 지내는 정월대보름 전에 ‘마을 어른 나무’ 건강을 위해 막걸리를 주고 있다. 김 통장은 “
예천 석송령(石松靈)이 생각난다. 또 다른 모습은 장군(將軍)이 큰 검을 짚고 서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울산시 남구 ‘무거동 곰솔’을 만날 때 마다 드는 느낌이다.남구 삼호곱창거리와 가까운 삼호지하도 옆인 무거동 129-4에 있다. 250~300년 된 나무가 주민들의 보살핌 속에 있다는 것이 자랑거리다. 앞으로 곱창거리와 함께 생태문화관광자원으로 더 알려졌으면 한다.매년 정월 대보름날이면 마을에서 정성껏 제를 올린다. 지난 2019년에는 삼호당산문화제라고 하여 삼호동 주민들이 모여서 행사를 가졌다. 귀한 나무인 만큼 늘 주민
200년 넘은 보호수 감나무 가지마다 주황색 감이 열렸다. 직박구리와 까치는 참새가 방앗간 찾듯 겨우내 따지 않은 감 홍시에 매달린다.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438번지에 자리잡고 있는 감나무 보호수 이야기다.1982년 보호수로 지정된 이 감나무는 반천초등학교 정문을 들어서면 바로 우측에 보호수라는 안내판 뒤편에 서있다. 세월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한 버팀대도 받쳐놓았다. 나무둘레가 3.3m, 키는 6m정도다. 가지 벌림도 12m 정도 밖에 안 된다. 땅에서부터 1.2m 높이에서 두 줄기로 갈라진다. 나이에 비해 왜소한 편이다.가운데
울산시 울주군 구량리 은행나무가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될 뻔한 위기가 있었다. 태풍 ‘매미’ 피해를 입고 외과수술을 마치고 난 후였다. 큰 가지 2개가 부러지면서 나무모양이 망가진 상태라 국가문화재로서 관리하는 것보다는 지방문화재나 보호수로 관리하는 것이 어떠냐는 연락이 왔었다. 역사 문화적 가치로 보아 해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그런데 해제가 안 된 이유는 따로 있었다. 해제를 검토하던 중에 나무 주변 논 중에 문화재구역으로 사 놓은 땅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땅을 찾고 난 뒤 서편에는 후계목이 될 은행나무들을
울주 구량리 은행나무(두서은행나무)가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구량리 860번지 중리들판에 서 있는 은행나무는 한 그루 나무로는 울산 유일의 국가등록문화재 천연기념물이다. 1962년 12월7일 울주 목도상록수림과 함께 지정됐다.조선시대 단종이 즉위했던 1452년 무렵 수양대군에 의해 나라가 어지러워지자 한성판윤(현 서울시장)직을 내려놓고 낙향한 월성 이씨 이지대 선생이 뒤뜰 연못가에 심었다는 족보의 기록이 있다. 대략 500년~550년 가량 됐음을 증명하는 자료다. 동네 노인들은 바쁜 농사철이면 아이들을
“이 꽃향기 익숙한데, 어디서 나는 거죠?” 울산시청 옆 식당(돋질로 47번길24) 주차장 데크 위에 있는 나무에 꽃이 피어 있음을 보게 한다. 짙은 녹음 사이사이에 연노랑 눈(雪)이라도 내려 붙은 것처럼 꽃이 뭉쳐 피어 있다. ‘금목서’라고 이름을 알려준다.이 나무 둘레가 102cm, 가지 벌림은 9m, 나무키도 7m다. 그루터기에서 1m 높이에서 3개의 가지로 뻗어 자란다. 쉽게 보기 힘들 정도로 큰 나무다.식당주인은 ‘만리향나무’라고 알려준다. 앞선 주인이 심은 나무다. 그 사람의 나이가 80대라고 했다. 나무나이도 대략 50
가지산 아래 석남사에는 마치 문어가 바위를 집어 삼키려는 듯한 모습의 노각나무(사진)가 있다. 석남사 경내로 들어서 기념품 판매점에서 청운교를 건너지 말고 계속 남쪽 길로 약 100m 걸어가다가 왼편으로 살짝 도는 지점에서 만날 수 있다.이 나무를 보고 있으면 캄보디아 씨엠립 앙코르와트 사원에서 만나게 되는 반얀나무가 연상된다. 바위 위로 거침없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반얀나무는 한문으로는 용수(榕樹)로 표기되는 나무다. 대만에서는 ‘달리는 나무’로 불린다. 사원(寺院)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어떤 곳은 건물 자체를 집어 삼킨 나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