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는 HD현대중공업의 전신인 현대조선이 미포만에 조선소를 건설한 이후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조선업과 흥망성쇠(興亡盛衰)를 같이했다.조선업이 호황기였던 초기에는 일자리를 찾아 사람이 모여들어 도시가 발전하는 선순환이 이뤄졌다.인구가 증가하자 대규모 주거지가 형성되고 곳곳에 상권이 형성됐다. 현대중공업이 한마음회관, 서부구장, 현대예술관, 방어진체육공원, 현대스포츠클럽 등을 지어 삶의 질도 높아졌다. ‘지나가는 강아지도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풍요로운 시절은 오랫동안 이어졌다. 하지만 2015년 무렵부터 시
지난해 11월 울산 남구의 한 체육관에서는 아주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전국 최초로 마련된 K-전래놀이 체육대회였다. 가족이나 친구끼리 팀을 이뤄 숫자가 적힌 사각형판에 작은 주머니를 던지고 깨금발로 다시 돌아오는 일명 ‘땅따먹기’로 알려진 사방치기 놀이는 예부터 우리나라에 전해져 오는 민속놀이다.달팽이집 놀이 대회도 열렸다. 여러 명이 편을 나누어,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이긴 편은 바깥에서 안으로, 진 편은 안에서 바깥으로 동시에 달려 나간다. 내국인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 주부와 아이들이 함께 참가한 이 행사는 화합과 친
2023년 9월, 서울시교육청은 초·중·고 챗GPT 활용 가이드를 담은 ‘학교급별 생성형 AI 활용 지침’을 모든 학교에 배포해 학교에서 교사의 지도 아래 챗GPT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가 고도화되면서 대학가에서도 최근에는 학생·교수들이 과제 및 연구 등에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하면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일상생활 속에서도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소매 시장에서 개인화된 제품 추천과 고객 문의에 응답하고, 주문 추적 및 반품을 지원하거나,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결혼’이라는 인생의 큰 중대사에 대한 가치관이다. 결혼은 서로 다른 사람이 동반자가 되어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약속이다. 이러한 가치는 그대로지만,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은 시대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특히 현재의 젊은이들은 경제적 부담과 사회적 압박으로 결혼을 기피하거나 늦추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해답을 우리는 옛날의 품앗이 문화에서 찾아봐야 한다.옛날 우리 조상들은 품앗이라는 협동 정신을 통해 서로의 일을 도와주며 공동체 생활을 해왔다. 농사일이 바
총선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여야 후보들의 정책 대결은 사라지고 서로에 대한 심판론만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방의 인구소멸이 현실화하고 실물경제가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장 눈앞에 표를 의식하여 제시하는 정치인들의 선심성 정책은 필자는 물론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양분법적인 흑백논리가 아닌 사회통합과 성장·고용·복지 선순환 체계 구축이다. 노동개혁은 고용격차를 완화하고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이중구조 타파에 방점을 두어야한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여전히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
위나라 무후가 신하들과 회의를 했는데, 자신의 의견이 가장 옳고 어떤 신하도 그에 미치지 못했다. 무후는 회의가 끝난 뒤 조정에서 물러 나오며 얼굴에 희색이 가득했다. 오기가 나아가 말했다.“초 장왕이 신하들과 회의를 했는데, 자신의 의견이 가장 옳고 어떤 신하도 장왕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장왕은 회의가 끝난 뒤 조정에서 물러 나오며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습니다. 이를 본 신하 무신이 까닭을 물었습니다. 장왕은 ‘옛말에 자기보다 나은 스승을 얻으면 천하를 다스리고, 동지를 얻으면 패업을 이루며, 자기만한 이를 얻으면 나라를 겨우 지키
필자는 지난 수요일, 32일 만에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했다는 영화 ‘파묘(破墓)’를 관람했다. 개봉 며칠 전에 여의도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국제금융센터(IFC) 방향 지하 통로에 수백 장의 포스터가 붙어 있던 것을 본 기억이 난다.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문화가 있는 날’을 지정·운영하고 있다. 문화 산업 활성화를 위해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문화시설을 할인·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만든 날로 4대 고궁과 국립박물관, 미술관을 비롯해 주요 영화상영관의 관람료가 그 대상이라고 한다.‘문화’는
교통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지만 특히 사고에 취약한 계층이 있다. 어린이와 노인, 장애인이다. 2019년 ‘민식이법’ 제정을 시작으로 정부와 지자체는 어린이 보호제도를 강화하고 무인단속카메라 등 교통안전시설 확충을 위한 예산을 투입해서 어린이 교통안전에 힘쓰고 있지만 또 다른 취약계층인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안전시설 확충 및 보호구역 지정 등 대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 및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2020~2022년)간 전체 보행 교통사고 사망자 3044명 중 65세 이상 노인은
A씨는 부모와 별도로 거주하다가, 2021년 5월경 부친이 사망하자 모친과 합가하기 위해 2022년 1월29일 본인이 거주하던 아파트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매수인의 이사편의와 매매계약서상 특약사항에 따라 잔금지급일(4월27일) 이전인 4월20일 모친이 거주하는 아파트로 주민등록을 이전하고 이사했다. A씨는 1세대 1주택 비과세대상으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했으나, 국세청은 잔금지급일인 4월27일 현재 모친이 2주택을 소유한 상태였으므로 형식상 1세대 3주택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고, A씨는 이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제기했
필자가 치과 진료실에서 진료를 할 때, 가장 힘든 경우는 장애인 환자를 치료할 때였다. 일반 지체 장애인의 경우는 충분한 의사 소통을 통해 무난히 치료를 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중증 뇌병변·지적·정신·자폐성 장애인의 경우, 의사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며, 행동 조절 또한 예측할 수 없어 일반적인 치과 진료실 상황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진료실에 들어오는 것조차 힘들어 하고, 진료 의자에 앉아 검진을 받는 것도 힘들어 한다. 보호자와 의료진이 함께 보조해 겨우 검진을 시행해도 완벽한 검진을 시행하기는 어렵다. 치료
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치안이나 사회 안전망 구축 등의 다양한 분야도 예외가 아닌데, 이는 이런 인프라 구축을 위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노력하고 있는 많은 산업 종사자들에 기인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전기공사기업 또한 이런 사회 안전 인프라 구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산업군이다.전기공사기업은 전력공급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한민국 전력공급의 최일선에서 시민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시간과 장소를 따지않고 달려가는 집단이다. 최근 경상일보에서 보도된 ‘갑작스런
의사들의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전공의들은 병원을 떠났고, 정부는 동분서주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엄정한 법 집행을 이야기하는 한편, 면허 정지 처분을 유예하고 대화를 모색하는 등 화전양면 전술을 구사하고 있지만, ‘공공의 적’으로 몰리고 공격받는 의사들의 마음은 쉽사리 돌아서지 않는 상황이다. 5월1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새 의협회장도 연일 강경한 메세지를 던지고 있다.3월20일에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이 발표되었기 때문에, 늘린 정원을 다시 재조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입시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새하얗고 분홍 빛나는 벚꽃이 봄이 왔음을 알리듯이 만개하고 있다. 4월10일 총선을 앞두고 막바지 총력전을 기울이는 분주한 선거운동 소리 만큼이나 봄꽃 향기가 산업도시 울산 전역을 가득 메우고 있다. 필자의 지인 중 한 명은 벚꽃을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벚꽃이 피는 시기에는 열일 제쳐 두고 벚꽃투어를 다닌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는 아마도 벚꽃이 피는 봄을 가장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전국에 피는 벚꽃의 시기를 알리는 벚꽃지도가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된 필자로서는 참으로 신기할 따름이다.벚꽃이 만개하듯 울산
4월입니다, 그대. 기상 전문 IT 기업인 ‘웨더아이’가 제공하는 ‘벚꽃 개화 지도’를 보면 이 4월 벚꽃은 북상하며 지금도 피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서귀포를 시작으로 이달 3일께 서울에 상륙하는 벚꽃은 7일께 인천, 춘천까지 개화 소식이 전해진다고 합니다. 한반도의 남쪽만 두고 보면 보름 사이에 벚꽃이 핍니다. 그것이 벚꽃의 속도이며, 땅에 뿌리내리고 사는 벚나무의 걸음걸이입니다. 저는 그 속도를 4월의 속도라고 생각합니다.봄에 꽃 피우는 나무들을 보면 다들 해동갑하고 바삐 북상 중입니다. 꽃나무들이 꽃 피우기 위해 한반도를
학교에 근무하면 예기치 못한 많은 일이 생긴다. 학생들이 있는 교실은 하루하루가 전쟁과도 같다. 어디서 무슨 일이 있어도 놀랍지 않다. 무엇을 상상해도 상상 밖의 일이며 무엇을 기대해도 그 이상이다. 아이들의 말과 행동은 어른이 감히 생각하거나 예상할 수 없다. 그들의 창의력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것이다.필자는 올해 4학년을 맡은 담임 교사이다. 고학년을 선호하는 성향이라 4학년을 맡게 되었을 때는 걱정이 먼저 앞섰다. 혹시 너무 무서운 선생님일까, 혹은 너무 많은 자율성을 주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필자가 얼마 전 일본 오사카를 여행했을 때의 일이다. 오사카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오사카성을 방문했는데 눈길을 사로잡는 생소한 장면을 목격했다. 호수에서 배를 타는 모습은 많이 봤어도 성에서 배를 타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이 오사카성을 둘러싼 물길인 ‘해자’에서 보트를 타며 여가를 보내고 있었다. 일본 성(城)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해자는 적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만든 물길이다. 산성 위주의 우리나라에서는 해자를 보기 쉽지 않다. 정유재란 때 일본군이 축조한 울산 학성은 토루와 목책, 그
4월10일에 있을 22대 총선의 출마자는 전부 몇 명이나 될까. 비례대표를 포함해 604명밖에 되지 않는다. 생각보다 적다. 그 정도의 숫자라면, 떨어질 때 떨어지더라도 604명의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3월31일자 모 신문에 의하면 604명 중 정당의 추천을 받고 출마하는 법조인의 숫자는 103명이라고 한다. 전체의 17% 가량이다.8년 전의 20대 총선에서는 126명이 출마했고, 4년 전의 21대 총선에서는 118명이 출마했는데, 이번 총선에는 103명이 출마했으니 갈수록 법조인 출
몇 년 전, 울주군 두서면 서하리 방말마을 언덕에 서어나무 노거수를 보러 갔다가 큰 살구나무꽃을 보았던 기억이 났다. 3월 마지막 주말 아침 살구나무를 찾아갔다. 크고 둥근 나무 위로 흰 꽃을 피워 마을 입구에서부터 날보란 듯이 손짓하고 있었다.4월에 꽃이 피는데 바쁘게 꽃을 낸 살구나무는 마을 경로당 남쪽 주택가(방말길 23-1)로 들어가는 오르막길 오른편에 자리하고 있었다. 가슴높이 둘레 185cm, 키도 8m나 된다. 수령은 정확하지 않으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하면 대략 80년 전후가 될 것으로 짐작된다. 수피가 뒤틀린 모습이나
이제 일상에서 드론은 낯설지 않다. 드론이 촬영한 항공영상을 통해 우리가 보는 시선과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다. 드론축구에서 드론레이싱까지 취미나 레저로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도 드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울산은 국토부의 2023년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 우수사례 지자체로 선정됐는데, 광역시 중 유일했다. 재난안전도시로서 원전사고를 대비한 50㎏의 방호장비를 배송하는 드론, 불법 드론에 대응하는 안티드론 운용, 영남알프스 조난자를 수색, 구조하는 사업 등의 성과가 빛을 보았다. 올해는 울주군이
며칠 전 지역신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 울주군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관내 363개 마을의 비법정 도로가 1000만㎡나 된다는 내용이었다. 비법정도로는 새마을 사업 때 확장되었으나 소유권과 지목 등 지적공부 정리가 되지 않고, 따라서 행정에 의해 지정 고시나 공고가 되지 않은 도로 같은 것이다. 즉, 겉으로 보기에는 차가 다니는 멀쩡한 도로지만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거나, 사유지가 편입되었다는 이유로 땅 주인이 막아서 뉴스거리가 되기도 한다. 이런 도로는 주민 불편과 갈등유발, 재산권 행사 등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지만, 막상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