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의 산란기가 끝나고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본격적인 밤낚시 시즌이 돌아왔다.

 산란 후 "몸조리"를 끝낸 붕어들이 왕성한 먹이활동을 시작함에 따라 곳곳에서 입질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울산 인근에서 대물을 노리는 밤낚시터로 이름난 곳 가운데 하나인 경주시 서면의 심곡지. "아화 수리못"으로도 많이 알려진 심곡지는 1931년 7월 준공이후 70여년 동안 한번도 물이 마른적이 없어 저력있는 대물 포인트로 유명하다. 지난 5년전 심한 가뭄으로 대부분의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낼 때도 속을 드러내지 않은 곳이다.

 20여년째 이 곳을 찾고 있는 정영진 부산 경성대학교 음대교수는 "지난해 5월말께 상류쪽에 앉아 새우미끼로 한 밤낚시에서 월척 7마리를 포함해 30여마리를 낚았다"며 "심곡지는 블루길이 없는 대신에 준치나 피래미의 극성이 심하기 때문에 낮에는 붕어의 입질을 제대로 받기 힘드므로 가지채비에 새미끼로 하는 밤낚시가 제격"이라고 강조했다.

 심곡지는 물이 마른 적이 없어 강점이 많다. 나뭇가지나 수초로 인한 밑걸림이 전혀 없고 수심이 고르다. 또 어종이 각양각색이다. 붕어부터 잉어, 향어, 메기, 동사리(뿌구리), 준치, 피래미까지 다양하다.

 특이하게도 외래어종인 블루길과 배스가 없다. 이 때문에 울산 인근 강이나 호수에서는 불루길의 성화로 제대로 해볼 수 없는 지렁이 낚시가 가능한 곳이다.

 대물소식도 끊이지를 않는다. 이곳을 찾는 꾼들은 "떼고기"의 소나기 입질을 받은 무용담이 한두가지씩은 있다.

 그러나 만수위를 이룬 이달말부터 입질이 다소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현재는 물이 차올라 상류까지 만수위를 이루고 있지만 모내기를 위한 물빼기가 한창이어서 조만간 낚시하기에 적당한 수위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심곡지를 관리하고 있는 하윤태씨는 "3~4월에는 입질소식을 전해들은 꾼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며 "수위가 안정되는 내달 초순께부터는 다시 입질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류지역 곳곳이 포인트다. 물막이 부근은 수심이 깊어 낚시하기에 부적합하다. 도로편보다는 건너편이 밤낚시에 더 적합하다. 도로건너편으로 갈려면 저수지가 끝나는 부분에 있는 회리교를 지나자마자 우회전해 들어가면 과수원이 나오고 과수원에서부터는 걸어야 한다.

 툭 튀어 나온 흙무더기가 초여름까지 포인트로 적절하다. 세우를 미끼로 사용하기 때문에 낚싯대를 여러대 펼쳐도 무방하다. 낚싯대 길이는 짧은 것보다 긴대가 유리하다. 보통 3칸대 이상에서 4.5칸대 까지 사용한다.

 채비는 가지채비로 봉돌이 상하 낚시바늘의 중간에 위치해 바다과 중층낚시의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떡밥은 가능한 사용하지 않는게 좋다. 준치와 피래미의 극성이 심해 밑밥으로의 효용가치가 없고 잡고기만 모으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낮시간대에는 지렁이를, 밤에는 새우를 사용해야 제대로된 손맛을 볼 수 있다.

 울산에서 이곳을 찾은 유재천씨(범신공사)는 "심곡지는 떡밥낚시의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자연속에 푹 파묻힐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어 자주 찾는 곳"이라며 "미끼로 쓸 새우는 현장에서 새우틀을 이용하거나 촘촘한 뜰채로 잡은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경주시의 허가를 얻어 청소·관리비로 5천원을 받는다. 매년 가을무렵에 치어를 방류한다. 그래서 이곳에서 자란 붕어나 잉어는 엄청난 파워를 자랑한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근천인터체인지에서 경주~대구간 국도를 따라 10분 가량 올라가다 만나는 경주시 서면 파출소(아화)에서 20m 위쪽에 있는 종합낚시화장품 가게와 제일 슈퍼 사이로 난 길로 접어들어 2㎞ 가량 직진하면 심곡지를 만날 수 있다. 심곡지옆을 지나는 도로는 영천 황수탕으로 이어진다.

 심곡지 인근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은 매운탕과 민물회를 주요리로 하는 낚시터휴게소(054·751·1133)와 은진산장(054·751·1422)이 있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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