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용의 한의학적 효능은 온신(양기를 도움), 강근골(근과 골을 강하게 함) 및 건위(위를 건강하게 함), 생정보혈(피를 도우고 정을 생성함)하는 약이다.
 현재까지 초보적으로 밝혀진 약리작용을 볼 때도 발육성장에 효능이 있으므로 소아의 발육불량, 근육이나 골격의 발달불량, 유아의 보행지연과 치아의 발육부전 등에 효능이 있고, 조혈 기능을 촉진하므로 고도의 빈혈이나 어지럼증에 효능이 있으며 강심작용이 있어 조금 투여해도 심박수가 증가하고 자궁의 율동적인 수축을 강하하는 작용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한약 중에서 효력이 굉장히 빠른 약이며 최상의 영양제에 속하기 때문에 다른 보약이나 알부민으로 효력이 없는 노인들도 녹용을 잘 사용하여 처방을 내면 당장 아침에 일어나기가 가벼우며, 신경쇠약이나 병후 쇠약에도 효과가 있다. 녹용은 정을 도와주므로 정이 왕성하면 골수가 튼튼해져 노인의 경우 활동력을 길러주고 건망증을 막아 지혜롭게 한다.
 그러나 녹용은 아무나 먹는 보약이 아니다. 녹용은 발열, 아직 감기가 완치되지 않아 열이 있을 경우, 평소에 원기가 왕성하고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부작용이 난다.
 녹용은 소화제가 아니며 특히 동물성 약재이므로 어느 정도 소화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허약한 사람이라 해도 위장이 약하다면 소화 기능을 돋우는 약을 먼저 선택해야지, 좋다고 막 먹었다가 녹용이 소화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위가 약한 사람이 곰국, 개소주, 흑염소 중탕을 그저 좋은 줄로만 알고 먹다가 위장에 탈이 나서 고생하는 예도 같은 이치이다.
 우리가 녹용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아이들은 육체적·정신적 성장 발육이 더디거나 성장기에 왕성한 활동으로 성장에 비해 체력이 약한 경우, 출혈을 심하게 했다든지, 오랜 투병 생활로 몸이 약해진 경우, 특별한 병은 없는데 혈색이 좋지 않고 조금 움직이고 나면 식은 땀을 흘리고 힘들어 하는 경우, 감기를 남보다 먼저 하며 감기가 걸렸을 경우 오래도록 낫지 않는 경우들이다.
 체격이 조금도 빠짐이 없고 병적으로 아무런 부족함이 없을 경우에 단순히 밥을 잘 먹지 않을 경우라도 녹용 든 보약을 떠올리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 이것은 영양부족이 아니라 몸에 담음이 많아 대사가 원활하지 않은 경우라든지 속에 열이 차서 입맛이 없는 경우 등 다른 원인이 있으므로 무작정 보약을 먹일 것이 아니라 질병유무를 확인하고 거기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성장기에 보약도 중요하겠지만 정말 허약한 아이라 해도 병적인 이상이 아닌 이상은 아이를 갑작스럽게 좋은 것을 많이 준다고 그만큼 빨리 화복되는 것이 아니므로, 아이가 푸근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따뜻한 배려와 균형있고 규칙적인 식생활을 통해 근본적으로 서서히 해결하는 방법이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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