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와 운전자가 서로 다투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된다.
 보행자와 운전자가 자신의 입장에서 상대방에게 화를 내며 잘잘못을 따지는 거리의 풍경이다.
 내가 운전을 할 때는 "보행자가 자동차를 피하고 양보해야지"라면서 내가 보행자가 되면 "무슨 운전을 저렇게 해"라며 손가락질을 하게 된다.
 서로의 입장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양보하기보다는 현재 자신의 입장만을 생각한 결과이다.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리면 보행자가 되고, 보행자 역시 운전을 하게 된다.
 횡단보도는 보행자가 안전하게 횡단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안전지대이다. 하지만 과거 우리의 횡단보도가 단순히 보행자만을 위한 공간이기보다는 횡단보도 한가운데 차량이 정지해 있고, 신호가 바뀌는 것을 보고 부리나케 지나가는 차량에 의해 보행자가 놀라는 등 보행자의 안전은 뒤로 한 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 것이 보통이었다.
 지난 5월부터 경찰에서 정지선이라는 개념을 강조하고 운전자와 보행자들에게 자율적 실천을 홍보하며 정지선 지키기 생활화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정지선 위반에 대해 생소한 운전자들은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혼란스러워 운전하는 것을 망설일 정도였다.
 하지만 보행자를 보호하는 정지선 개념에 대해 공감하고 실천하여 울산이 전국에서 정지선을 가장 잘 지키는 도시로 평가를 받을 만큼 시민들의 보행자 보호의식이 성숙해졌다.
 그러나, 최근 정지선 위반차량에 대한 기사를 접하면 또다시 도로에 정지선이 없어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안전띠가 운전자의 생명선이라면 정지선은 보행자의 생명선임을 우리모두가 다시 한번 생각하고, 정지선을 지키는 운전자의 양심이 다시 서길 바란다. 김영철 울산남부경찰서 교통지도계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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