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구.사이타마=연합뉴스)지난 대회 챔피언 프랑스가 개막전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는데 실패했고 이에 따라 A조 판도도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안개 속으로 빠져 들었다.

 세계 랭킹 1위 프랑스는 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개막전에서 세네갈에 0-1로 졌던 프랑스는 이로써 1무1패를 기록, 오는 11일 덴마크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반드시 2점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16강 진출을 바라볼수 있게 됐다.

 지네딘 지단의 부상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프랑스는 또 이날 경기중 골잡이 티에리 앙리가 레드 카드로 퇴장당하고 에마뉘엘 프티도 경고누적으로 덴마크와의 최종 결전장 출전이 불투명한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이미 1패를 안고 있는 우루과이도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세네갈의 돌풍을 잠재우고 대승을 올리지 않으면 귀국길에 올라야할 판이다.

 1차전을 나란히 이겨 여유있던 덴마크와 세네갈 역시 대구에서 치른 2차전을 1-1 무승부로 마쳐 16강 진출을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A조는 최악의 경우 4개팀이 모두 1승1패1무승부로 동률을 이뤄 골득실차와 다득점 등 복잡한 계산에 따라 조 1,2위를 가리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필승의 의지로 경기에 나선 프랑스는 수비에 치중하며 기습을 노리는 우루과이문전을 두드렸으나 원했던 골은 얻지 못하고 오히려 전반 25분 앙리가 쫓겨나 10명이 싸우는 불리한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수적 열세에도 시종 공세를 펼친 프랑스는 전반 35분 프티가 절묘한 왼발 감아차기로 찬 프리킥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때리고 골라인을 벗어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앞서 벌어진 덴마크와 세네갈의 경기에서 덴마크의 욘 달 토마손은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잡아 통산 3골로 클로세(독일. 4골)와 득점왕 경쟁에 불을 댕겼다. 그러나 덴마크는 후반 7분 디아오에게 뼈아픈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16강 진출이 희망적이던 「불굴의 사자」 카메룬도 사이타마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E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다득점에 실패, 여유가 사라졌다.

 독일에 8점을 내줬던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카메룬은 1-0으로 이기는데 그쳐독일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승리로 이끌지 않으면 2라운드 진출을 낙관할 수 없게 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연패로 16강 진출이 좌절됐으나 이날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 170번째 출장한 골키퍼 알데아예아가 멕시코의 수하레스가 갖고 있던 최다 A매치 출장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세네갈 1-1 덴마크(A조. 대구) 세네갈의 거친 플레이에 애를 먹던 덴마크는 전반 16분 세네갈의 반칙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2골을 기록 중인 덴마크의 욘 달 토마손이 오른쪽에서 스로인된 볼을 페널티지역 안에서 받는 순간 살리프 디아오가 무릎으로 토마손을 가격하는 바람에 페널티킥을 허용한 것.

 페널티킥을 얻어낸 토마손은 직접 오른발로 차넣어 대회 3호골을 기록, 팀에 한골차 리드를 만들며 독일 클로세(4골)와의 득점왕 경쟁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세네갈은 후반 시작하면서부터 활기찬 공격을 펼쳤고 후반 7분만에 동점골을 엮어냈다.

 세네갈이 동점골을 엮어낸 상황은 자기 진영에서 단 4번의 패스로 골이 마무리되는 조직력의 결정판이었다.

 자기 진영 오른쪽에서 우측 하프라인으로, 우측 하프라인에서 센터서클로 힐패스가 이어졌고 3번째 패스는 곧바로 덴마크 진영 미드필드 왼쪽의 칼리우 파디가에게 이어졌다.

 파디가는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다가 오른쪽에서 파고드는 디아우를 발견, 땅볼로 패스했고 디아오가 이를 골키퍼를 살짝 제치는 오른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그물에찔러넣었다.

 세네갈은 동점골 뒤에도 계속 공세를 폈으나 마무리 결정력 부족으로 더 이상골을 보태지 못했다.

 한편 동점골을 터뜨린 디아오는 후반 35분 주심 눈앞에서 상대 수비수 레네 헤릭센의 정강이를 의도적으로 가격, 퇴장당했다.

  ◆카메룬 1-0 사우디아라비아(E조. 사이타마) 카메룬은 전반 9분 오베이드 알도사리에게 기습 헤딩슛을 허용하는 등 처음부터사우디의 강력한 대응에 힘겹게 경기를 진행했다.

 전반 32분 알도사리가 돌연 무릎 이상을 호소하며 그라운드를 떠나 사우디 공격진의 「화력」이 다소 무디어졌고 카메룬은 이 틈을 타서 파트리크 음보마와 에토오를앞세웠지만 결국 전반은 득점없이 비겼다.

 후반 들어서도 사우디에 밀리던 카메룬은 후반 20분이 지나서야 전광판에 스코어를 올렸다.

 하프라인 우측에서 공을 잡은 로랑이 사우디 수비진의 오프사이드 벽을 허물어트리는 종패스를 찔러주자 에토오가 수비를 따돌리고 문전 쇄도한 뒤 골키퍼 옆을살짝 빗겨가는 오른발 아웃프런트킥으로 골문을 갈랐다.

 이에 앞서 3~4차례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넘기던 사우디의 베테랑 수문장 모하메드 알데아예아도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사우디는 나와프 알테미아트를 내세워 만회에 나섰지만 문전에서의 골결정력이뒷받침되지 않았다.

  ◆프랑스 0-0 우루과이(A조. 부산) 지난 31일 개막전 이후 20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처음 나온 득점없는 무승부.

 프랑스는 전반 25분 티에리 앙리가 심한 반칙으로 퇴장당해 10명으로 싸우면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 투지를 보였지만 「행운」은 프랑스를 외면했다.

 세네갈과 개막전에서 결정적 골찬스에서 슈팅한 공이 두 차례나 골대를 맞고 나와 득점에 실패했던 프랑스.

 이날도 전반 35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약 25m 지점에서 얻은 프리킥을 에마뉘엘프티가 절묘한 왼발 감아차기로 골문을 겨냥했으나 마지막 순간에 살짝 휘어지며 오른쪽 골포스트를 때리고 골라인을 벗어났다.

 후반 초반은 우루과이의 기세였다.

 후반 시작 5분만에 다리오 실바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반대편의 알바로 레코바에게 깊숙이 찔러주었고 이를 레코바가 골지역 왼쪽에서 왼발로 강하게 때렸으나 파비앵 바르테즈에게 걸렸다.

 프랑스는 후반 들어 「배수의 진」을 친 선수들이 정신력으로 투혼을 발휘하며 오히려 활발한 공세를 펼쳐 10명으로 11명을 대적한다고 볼 수 없을 정도의 활기찬 장면을 연출했다.

 프랑스는 프티, 실뱅 빌토르드와 수비수 마르셀 드사이까지 공격에 가담하며 우루과이의 골문을 부지런히 두드렸지만 체력 소진으로 마지막 결정의 순간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수적 우세를 보인 우루과이는 프랑스의 공세를 막아내며 역습으로 골을 노려 여러 차례 결정적 골 찬스를 맞았지만 번번이 바르테즈의 선방에 막혀 승점 1을 따낸는 데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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