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월드컵 열풍이 몰아치는 한가운데에 울산대학교 기린응원단이 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사상 첫승을 거두었던 지난 6월4일 한국-폴란드전이 중계되던 문수경기장 월드컵플라자 무대나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던 6월 10일 한국-미국전, 14일 16강의 마지막 기로에서 펼쳤던 한국-포르투갈전 등 빅게임이 열릴때마다 신들린듯한 율동으로 관객들의 열기를 "폭발"시키고 있다.

 "한국이 월드컵 첫승을 일궈내던 폴란드전과 14일 펼쳐진 포르투갈전이 가장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수만명이 한덩어리가 돼 펼친 응원전은 감동 그 자체 였습니다. 단원들도 모두 신명에 겨워 몸놀림이 날아갈듯 경쾌했습니다" 기린응원단을 이끌고 있는 신우진 단장이 "역사적인 날"을 되돌아 보며 한 말이다.

 울산대 기린응원단은 지난 6월3일 월드컵플라자에서 첫 응원전을 펼친 이후 오는 20일까지 하루 2~3번의 공연을 강행군 하고 있다. 그러나 단원 누구하나 힘들다고 불평하는 이가 없다. 그 분위기를 직접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주 무대는 문수경기장 호반광장에 마련된 월드컵플라자. 월드빌리지와 현대예술관에서 한차례씩 공연을 가지기도 했다. 주로 관심을 끄는 경기가 열리기 전이나 하프타임, 경기종료이후 관객들의 열기를 한곳으로 끌어모으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박수를 유도하기도 하고 흥에 겨워 어찌할바를 모르는 관객들의 열기를 춤으로 이끌어 내기도 한다.

 14일 월드플라자에서 한국-포르투갈전을 보러온 최병기씨(39·남구 무거동)는 "기린응원단의 시원시원한 율동이 관객들의 열기와 어울려 흥을 돋우는 촉매제로 작영했다"고 말했다.

 종합 대학교가 1곳 뿐인데다 전문응원단이 활성화돼 있지 않는 울산의 형편을 감안하면 분위기 메이커로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기린응원단은 지난 91년 창단됐으며 현재 활동하는 단원들은 모두 25명. 체육학과 학생들이 주축이지만 타 학과 학생들도 절반 가까이나 된다. 남녀의 비율도 반반정도. 겉보기에는 박수와 화려함만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에 상응하는 땀방울 또한 적지않다. 휴일과 시험기간을 빼고는 연습이 없는 날이 없다. 응원을 학과공부와 병행하다보니 애로도 많다.

 단원들은 "월드컵 공연일정이 학기말 시험과 겹친데다 연일 응원전을 펼치다보니 육체적인 피로는 말로 표현 못하죠. 하지만 이처럼 열광의 도가니를 창출하는데 한몫하고 있다는 보람이 훨씬 더 큽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기린응원단은 오는 9월중순에 전국 10개 대학이 참가하는 문수응원대제전을 주최하고 9월27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개·폐회식에 참가할 예정이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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