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기 좋은 도시"란 한마디로 기업이 이익을 내기 가장 좋은 도시를 말한다.
 기업은 이익창출을 보장받는 지역이라면 어디든 찾아간다. 그래서 기업이 특정 지역을 떠난다고 기업의 도덕성을 탓할 수만은 없다.
 기업은 이익을 내야 사회환원을 할 수 있고, 지역은 기업을 키워야 지역사회의 부가가치를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
 지난 2003년부터 1년여 동안 현대미포조선이 전남 대불산업단지에 공장을 짓기로 한데 이어 현대중공업이 블록공장 증설지역을 포항으로 선정하고 현대하이스코가 주력사업장을 당진으로 이전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울산으로서는 위기 상황이었다.
 울산이 기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발돋움을 시작한 것은 불과 4~5년 전부터.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 등 외국에서까지 울산의 기업을 유치해가기 위해 혈안이 되자 울산은 그제서야 "발등의 불"을 끄기 시작했다.
 그러나 울산은 지난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저력있는 산업도시임에 틀림없음을 최근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등 대형 제조업체 중심으로 이뤄진 울산은 그 자체만으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다 최근 오토밸리와 테크노파크 등 각종 지원체제가 속속 출범하고 있다.
 울산시는 또 온산공단 등지에 수십만평의 공장용지를 새로 마련하고 지방산업단지를 새로 지정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모든 행정력을 기울였다.
 특히 온산공단은 바다를 끼고 국내 최대의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을 마주하고 있어 선박부품업체들의 입지로는 최고로 꼽히고 있다.
 공무원들의 마인드도 "기업이 없이는 울산도 없다"는 쪽으로 점차 바뀌어가고 있다.
 기업이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저렴한 공장용지가 있어야 하고, 기술지원체제와 기술인력이 뒷받침돼야 하며 생산제품의 수요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전반적인 조건이 갖춰지면 기업은 그 지역을 제발로 찾아서 들어오게 마련이다.
 지난 한해 동안 "탈울산"이란 용어가 보편화될 정도로 기업의 울산이탈 현상이 두드러졌지만 지난해 말 대우버스를 울산으로 유치한 것은 이를 상쇄시키고도 남을 쾌거였다.
 대우버스가 울산이전을 결정했을 때 울산시는 곧바로 지방산업단지를 지정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으로 환영했고, 울산시민들은 대우버스의 용단에 박수를 보냈다.
 남은 일은 대우버스가 울산에서 이익을 창출하고 그 부가가치를 울산지역에 확산시키는 것이다.
 풍부하고도 저렴한 공장용지, 두터운 기술 인프라, 행정의 체계적인 지원, 시민들의 친기업 정서 등이 어우러진 울산. 울산이 이런 모습을 갖췄을 때 울산으로 들어오는 기업들은 줄을 잇게 마련이다.
 대기업의 사업장이 집중돼 있는 울산은 충분히 저력있는 도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 저력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았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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